삼성전자 스마트폰 1등 굳히기 위한 전략...마케팅·개발·생산 새로 짜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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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갤럭시S4에 S펜 등 차세대 기술을 총집약하기로 한 것은 단순히 새해 아이콘 모델을 선보이는 차원을 넘어섰다는 의미다. 제품 개발과 조달·생산·마케팅 등 사업 전략 전반의 구조적인 변화를 예고한다. 애플을 비롯한 경쟁사들이 넘볼 수 없는 스마트폰 시장 1위 굳히기다.

◇갤럭시S4는 한 달 텐밀러언셀러

삼성전자는 새해 갤럭시S4 출시 3개월 내 3000만대 판매 목표를 세웠다. 갤럭시S3보다 2개월, 갤럭시S2보다 1년 가까이 단축하겠다는 의지다. 부품 협력사들은 3월부터 월 1000만대 수준으로 초도 생산을 준비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갤럭시S4에 처음으로 S펜을 장착했다는 점이다. S펜으로 갤럭시노트 교체 수요를 끌어들이고, 터치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도 공략하기 위해서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을 완전히 제압했다는 자신감도 작용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신기술을 축적해놓고, 아이폰 신모델 출시 후 차별화한 기능을 탑재한 전략 모델을 내왔다. 그러나 애플은 더 이상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 못한다. 하드웨어 경쟁에 주력하면서 오히려 삼성전자에 유리한 게임을 진행하는 형국이다.

◇사업 프로세스 대수술 진행 중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관리 체계를 대대적으로 손질하는 모양새다. 우선 개발 프로세스 변화다. 종전까지 삼성전자는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 개발팀을 먼저 움직이고, 서브 개발팀을 가동했다. 그러나 갤럭시S4 개발을 위한 `J프로젝트`부터 메인 모델과 서브 모델 개발팀이 동시에 참여했다. 고가 시장에서 애플 대응에 집착했던 방식을 벗어나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도 한층 공격적으로 장악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글로벌 생산 전략에 더욱 주목되는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중국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베트남·브라질 생산 비중을 대폭 늘렸다. 가장 큰 해외 생산 기지인 베트남 대신 새해 중국 생산능력을 크게 확대한다. 중국 후이저우 공장 생산능력을 현 연 1억2000만대에서 1억8000만대로, 톈진 공장은 8000만대에서 1억대로 각각 끌어올릴 계획이다. 베트남 공장 생산 능력을 훨씬 추월하는 규모다. 새해 중국의 평균 임금 상승률이 13%대라는 점에서 다소 이례적이다. 결국 생산 원가보다 신흥 시장 공략에 무게중심을 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선진 시장에서 스마트폰 보급률 성장세가 둔화한 추세여서 고가 모델만으로 외연 확대에 한계가 있다”면서 “중국·동남아시아·남미·동유럽 등 신흥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치솟는 인건비에 대응하기 위해 처음으로 스마트폰 공장 자동화 프로젝트에도 착수했다. 최지성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는 이 프로젝트를 구미 공장에서 진행 중이다. 전 생산 공정을 무인화하고, 검사 등 일부 영역만 인력을 투입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구미 공장에서 무인 생산 공정 표준을 마련한 다음 해외 사업장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공급망관리(SCM) 전략에도 변화를 준다.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져 신제품 수명 주기가 점차 짧아진다. 문제는 전방 시장 수요를 부품 소재 공급망이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나 애플 모두 부품 수급난 탓에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카메라 모듈, 터치스크린패널(TSP) 등 핵심 부품을 직접 내재화하는 동시에 협력사 풀을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2년 전부터 갤럭시 시리즈를 세계에 동시 출시하는 글로벌 싱글 론칭 시스템을 구축해왔다”며 “갤럭시S4가 완성형 글로벌 싱글 론칭 시스템의 첫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윤희석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