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구진이 1V 이하 기계식 나노집적소자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4나노미터(㎚) 수준의 기계식 스위치 개발이 가능해 초저전력 반도체 시대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윤준보 교수팀은 기존 반도체 공정을 활용해 1V 이하에서 작동 가능한 수 나노미터 수준 기계식 나노집적소자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반도체 트랜지스터 소자는 대기 상태에도 전류(누설 전류)가 흘러 전력을 소모한다. 반도체 집적도가 증가하면서 이로 인해 발생하는 열과 소비전력 문제가 심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계식 스위치 연구가 이뤄져 왔다. 그동안 개발한 스위치는 높은 작동 전압(4~20V)으로 인해 1V 이내 저전력 전자기기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낮은 전압으로 스위칭을 하기 위해 기계장치 사이 거리를 나노 수준으로 낮추면서 맞닿는 유효면적을 높이는 시도를 계속했다. 그러나 기계장치가 붙어버리는 표면력 문제가 발생했다. 연구팀은 이 문제해결을 위해 4㎚ 거리를 움직이는 고리 모양의 독특한 구조로 스위치의 작동 전압을 0.4V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개발한 스위치는 누설전류가 `0`에 가까워 전자기기 배터리 사용을 지금의 1% 미만으로 줄일 수 있다. 기계식으로 작동해 고온이나 고방사선의 극한 환경용 전자기기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 기존 반도체 공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고성능 반도체와 결합이 쉬울 뿐 아니라 상용화나 대량생산도 유리하다.
윤준보 교수는 “전자회로에서 발생하는 누설전류를 원천 제거할 뿐 아니라 기존 반도체 기술과 호환할 수 있다”며 “초저전력 반도체 시대를 앞당길 중요한 성과”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2013년 1월호에 연구 결과를 정식 발표한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