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222>어둠과 얻음:`어둠`을 극복해야 `얻음`이 있다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어두운 과거를 체험해야 한다. 어둠 속에서 세상을 비출 수 있는 밝음이 태어나기 때문이다. `야심성유휘(夜深星逾輝)`라는 말이 있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난다는 말이다. 어둠이 깊어갈수록 얻을 수 있는 아이디어와 지혜도 그만큼 많아진다. 초저녁 어둠보다 한밤중 어둠이 더 많은 위로가 되며, 한밤중 어둠보다 새벽을 잉태한 어둠이 마지막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매진하고 몰입할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품고 있다.

어둠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걸어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야심성유휘는 한줄기 빛이자 희망이 아닐 수 없다. 밤이 깊어갈수록 더 어두워지고 차가운 밤공기와 함께 기온이 떨어지며 외로움도 깊어질 것이다. 밤이 깊을수록 피곤함과 함께 졸음도 밀려올 수 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화두가 있고 풀어야 할 과제가 있으며 오늘 밤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이 함께한다면, 밤이 깊어갈수록 정신은 맑아지고 적막감 속에 머리는 더 맑아지고 심장은 뜨거워질 것이다.

그리고 막연한 기대감이긴 하지만 밤이 끝나고 새벽이 시작되는 그 시점, 어둠이 걷히고 밝음이 시작되는 시점에는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지금의 화두가 한줄기 서광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가 많다.

주로 영감은 마감 시간에 갑자기 다가오는 법이다. 그때까지 반드시 해내고야 말겠다는 불굴의 의지와 언젠가는 고민하는 화두나 문제의 해결 방법이 꼭 떠오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자신감을 가진다면 어둠은 더 이상 피해야 할 시간이나 부정적인 기피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어둠은 이전과 다른 것을 얻기 위해 아이디어와 새로운 가능성을 잉태하는 인큐베이팅에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시간이다. 지금보다 눈부신 아침, 이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밝음을 얻기 위해서는 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고독해야 하고 고뇌해야 하며 치열하게 문제와 씨름해야 한다.

`어둠`은 `밝음`을 잉태하는 과정이다. 밤하늘의 별이 빛나는 것은 `어둠`이 배경으로 받쳐 주는 덕분인 것처럼 `얻음`의 환희는 `어둠`의 슬픔을 견뎌야 맞이할 수 있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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