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학주 이투커뮤니케이션즈 대표(khj@estorylab.com)
전문가들은 3세대 SNS로 `큐레이션(Curation)`을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1세대 SNS가 관계를, 2세대는 커뮤니케이션을, 3세대는 관심사를 중심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사용자는 그동안 1·2세대를 거치며 오프라인에서의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을 웹에서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러나 온오프라인 영역을 넘어선 관계 중심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많은 사람에게 놀라운 경험을 선사했지만 최근에는 무분별한 관계 확장으로 커뮤니케이션 질적 효과를 보장받지 못해 피로감을 주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이 때문에 사용자끼리 질적 관계와 효과적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려는 방법으로 `관심` 중심 큐레이션이 떠올랐다.
만약 오프라인에서 나와 비슷한 성향, 좋아하는 취미와 관심사를 가진 사람을 만난다면 좋은 벗을 만나는 것과 같다. 물 한잔을 사이에 두고 몇 시간이고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은 바로 공통의 관심 주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를 온라인에 옮겨 놓으면 큐레이션 서비스가 되고 더 많은 사람이 이 서비스를 활용해 관심 중심의 관계를 형성하고 질적 접근이 가능하다.
큐레이션 서비스가 강조하는 `관심` 키워드는 `내가 좋아하는 정보와 콘텐츠를 모으면 나와 비슷한 관심을 갖고 있는 다른 사용자에게 가치 있는 정보로 공유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큐레이션으로 가치 표현과 평가가 가능하며 이를 중심으로 폭넓은 질적 네트워크 형성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큐레이션은 사용자가 관계를 기반으로 질적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것 외에도 각자 생산하는 콘텐츠 또는 정보의 신뢰성을 높여주는 역할도 가능하다. 개인의 감성적 성향에 따라 정보를 모으고 재배치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가치를 덧입히게 되고 이를 구독하는 다른 사용자에게는 일반적 정보가 아닌 가치와 신뢰를 가진 정보로써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한다.
N세대는 정보 과잉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정보를 찾기 원하고 관련 정보를 찾으면 수집하는 활동에 매우 적극적이다. 이런 활동이 관계를 기반으로 발견(find)과 재배치(Organize:구조화), 재해석(Defining)이라는 큐레이션 과정을 거치면 사용자는 물론이고 정보(콘텐츠)도 신뢰를 갖는다. 큐레이션의 신뢰성은 커뮤니케이션 중 표현에 대한 신뢰, 우위성 확보까지 의미가 넓다.
큐레이션은 기업 마케팅에서도 효과를 발휘한다. 장청쥔(Zhang Cheng-Jun), 안쩡(An Zeng)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기업이 만들어낸 정보를 사용자가 인용하거나 재거론하면 사용자의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큐레이션은 기업이 만들어내는 온라인 마케팅 메시지를 더 넓고 깊게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나아가 고객에게 거부감 없이 접할 수 있는 접근성을 확보한다.
많은 인터넷 기업과 서비스가 큐레이션으로 방향을 잡고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이는 큐레이션이 사람의 가장 기본 활동 패턴을 내포하며 가치를 얻고자 하는 현대인의 욕구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정보 과잉 속에서 정보의 활용도를 높이고 가치를 증폭시켜 정보와 콘텐츠 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장점 또한 큐레이션이 주목 받는 이유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