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지능통신이 여는 스마트세상]<7>미래응용 서비스로 세계 시장 선점해야

조선 후기 내간 문학의 백미로 꼽히는 `규중칠우 쟁론기`가 있다. 아녀자가 규중에서 옷을 만드는 데 쓰는 일곱 가지 도구가 서로 공을 자랑하며 다투는 내용이다. 21세기에 들어선 지금은 `가전칠우 쟁론기`로 새로 써야 할 것 같다. 바늘, 골무, 인두가 아니라 전기밥솥, 내의, 신발 등 우리 주변의 다양한 기기가 인터넷과 연결된다.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모든 상품(Product)에 영혼이 깃들게 할 수 있다. 이에 힘입어 상품은 솔루션(Solution)으로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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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인터넷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인간이 이용 주체였다`고 할 수 있다. 다음 10년의 인터넷은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된 스마트 세상`이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세 가지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첫째, 우리는 모든 사물에 영혼을 집어넣어 지능화를 꾀할 수 있다. 신발을 예로 들면 한때 세계 8억명이 부산에서 만든 신발을 신고 다녔다. 그러나 지금 부산은 단 한 켤레 신발도 만들지 않는다. 우리는 나이키가 중국에서 50달러짜리 신발을 만들면 그 위에 솔루션을 입혀 주인을 알아보고 말을 거는 250달러짜리 신발로 업그레이드한다.

신발에 박힌 센서와 칩을 통해 주인 몸무게와 걸음걸이를 계산한다. 하루 운동량을 알아내 주인에게 걸음걸이와 운동량을 조절해주는 스마트 신발이 우리의 몫이다. 센서가 박힌 모든 물건은 소프트웨어와 연결되면서 지능형으로 바뀐다. 상품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세계 모든 국가가 만들어낸 물건에 사물지능통신(M2M) 연결형 부가가치를 더하는 것에 우리 경제 발전의 답이 있다.

둘째, 모든 사물은 독자적으로 인터넷에 연결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개인이 휴대하는 스마트폰이 역할을 대행해야 한다. 스마트폰이 한 단계 진화한 스마터폰(Smarter Phone)으로 업그레이드되면 인간에게는 단말기, 사물에는 중계기로 기능할 수 있다. 모든 사물이 손쉽게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도록 간편하고 규격화된 절차 프로토콜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표준 규격을 지원하는 모든 기기가 자연스럽게 M2M 대열에 합류한다.

우리가 산업사회 생산경제에서 앞서가지 못하더라도 부가치를 더하는 솔루션 경제에서 앞서나가는 기회를 M2M에서 찾을 수 있다. 의료장비를 중심으로 M2M 응용장비는 기존 정보기술(IT) 시장의 두 배에 달한다.

마지막으로 접속용 운용체계(OS) 선점을 통한 선도적 시점서비스다. 우리가 최상위 소프트웨어인 OS 분야에서는 밀렸지만 수많은 기기가 손쉽게 연결되는 접속용 OS를 만든다면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접속용 OS를 만들어 사실상의 표준(DeFacto Standard)으로 개방한다면 선도적 시범 서비스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리더십을 가질 것이다. 의료기기 접속용 OS, 가전제품용 OS, 사무기기용 OS 등 각 기기 속성에 맞는 접속 표준이 좋은 예다. 오는 2018년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이들을 활용한 시범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공한다면 우리의 숙원이었던 OS 시장을 선점하는 기회가 열릴 것이다.

윤종록 연세대 글로벌융합공학부 교수 jonglok.y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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