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마이스터고 설립이 관련 부처와 유관기관들의 공감대 부족과 복잡한 행정 절차 등으로 늦어지고 있다. SW마이스터고를 운영하게 될 지역 교육청의 운영비 부담도 걸림돌로 지적됐다.
7일 지식경제부·교육과학부·관련 유관기관 등에 따르면 당초 올해 연말까지 기존 마이스터고나 특성화고 가운데 SW마이스터고로 전환할 수 있는 학교를 선정해 2014년 초 개교를 목표로 추진해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학교 선정 작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SW마이스터고 전환을 1년여간 준비해온 한 고등학교가 지난달 신청했으나 교과부 주최 심의위원회 평가에서 승인을 받지 못했다.
교과부 측은 SW마이스터고 선정 작업에 형평성 문제 등으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지경부는 어느 정도 조건이 충족된다면 승인 후 1년여 준비 기간 동안 개선 작업을 거치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관련 부처 간 의견이 엇갈리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 기관이 SW마이스터고 설립 필요성은 감하지만 세부 실행안은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학교 선정 작업에만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 다음 단계로의 진척이 없다”고 설명했다.
교과부가 적정한 학교를 선정하더라도 최종 승인은 지역 교육청에서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 또한 학교운영비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SW마이스터고는 전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원받아 운영하는 것이고, SW교육의 특성상 기숙사 시설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며 “교과부와 지경부의 지원은 한시적이기 때문에 결국 장기적인 부담을 져야하는 지역 교육청의 의지에 모든 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기존 고등학교 중에서 SW마이스터고로 전환할 수 있는 학교 자체가 전무하다는 것도 문제다.
국내 IT분야 특성고 대부분이 제조분야에 치중돼 있어 패키지 SW 등 정통 SW마이스터고로의 전환이 수월한 고등학교 자체가 많지 않다.
권현기 지경부 SW산업과 사무관은 “로봇과 같은 분야는 로봇특성화고에서 로봇마이스터고 전환이 쉬운데, SW분야는 IT특성화고가 많다고 해도 진통 없이 전환하기 쉬운 곳은 드물다”며 “학교 지정이 어렵지만 선정된 이후에는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과부측도 최근 심의위원회를 개최한 학교가 재추진할 예정이어서 늦어도 내년 초에는 선정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