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스마트 기기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차세대 터치스크린 기술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정부와 산학연이 디스플레이 강국 위상을 터치스크린 강국으로 확산하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한 배경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두잇서베이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 구매자 36.3%가 제품을 선택 이유로 터치스크린 성능을 꼽았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 디스플레이 기술을 기반으로 초기 터치스크린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지만, 시장 대응에 뒤처져 대만에 선두를 빼앗겼다. TSP는 LCD보다 면적당 훨씬 비싼 가격에 팔리는 고부가 영역이다. 그러나 국내 터치 업체들은 부품·소재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수익 기반조차 취약하다.
지식경제부는 국내 TSP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핵심 소재·부품을 2~3년 안에 국산화하고, 수율 확보에 필요한 핵심장비를 개발해 중소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질감·촉감형 터치스크린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대형 TSP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학교·지하철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보급사업도 확대한다.
시험·인증 센터 중심으로 중소기업 제품 기획부터 시험·인증, 파일럿 생산, 마케팅에 이르는 전 주기 지원체제를 구축한다. 장비·소재의 관세 감면뿐 아니라 자금 조달 등 금융·세제 지원을 강화한다. 플렉시블·투명 디스플레이·홀로그램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비해 질감형 터치·모션인식 등 응용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내 수요 대기업과 중소 터치 기업 간 효율적인 협업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세계 TSP 시장 수요의 20%를 담당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터치스크린 산업 동반성장 포럼을 발족시켜 산학연 협력 강화, 수요·공급 기업 간 애로 해소, 기술로드맵 수립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내년에 터치스크린 시험·인증 인프라를 확보하고, 핵심 인력 양성도 지원한다. 터치스크린 중소기업 해외 시장 진출도 지원한다. 지경부는 KOTRA 등 유관기관을 활용해 중국 등 해외에서 마케팅 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정일 지경부 반도체디스플레이 과장은 “올해 안에 포럼 구성 등 기반 작업을 완료하고 터치스크린 지원 예산확보에도 집중할 것”이라며 “우리 기업이 터치스크린 산업 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정부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