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프런티어 사업` 후속 작업이 더 중요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한 `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 사업`이 내년에 끝난다. 1999년 시작해 10여년 동안 16개 대규모 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했다. 프런티어 사업은 연구성과가 불분명한 기초기술 개발 분야의 세계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게 목적이었다.

초기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그도 그럴 것이 프런티어 사업에 투여된 금액만 1조6000억원이었다. 필요한 연구기술 인력만 8500명 수준이었다. 투자 대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구심도 있었다. 세계 무대에서 선진국과 겨룰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할지가 불명확했던 것이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프런티어 사업은 성공작이었다. 세계 정상급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주춧돌을 놓았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16개 사업단의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급 논문 게재 건수는 1만574건이었다. 사업수행 전 10년과 비교해 무려 40배 이상 증가한 분야도 있었다.

세계 첫 기술도 다수 나왔다. 40나노 32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악조건에서도 자라는 `슈퍼 벼`, 당뇨·파킨슨병 등 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한 원천기술 등이 대표적이었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상당해 32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술과 이산화탄소 분리막 기술 등 5개 기술의 가치만 총 1조7000억원을 웃돈다고 분석했다.

원천기술 분야에 선택과 집중 위주의 투자 방식이 통한 것이다. 우리는 과학기술 중에서도 원천기술 분야 경쟁력이 취약한 상태다. 불행하게도 원천 기술 없이는 과학 분야도 지속 가능한 성과를 내기 힘들다. 그렇다고 모든 분야를 따라잡기에는 선진국에 비해 예산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한마디로 투입 주도형 전략으로는 해답이 없다. 결국 선택과 집중 위주의 혁신 주도형 전략이 필요하다. 프런티어 사업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아울러 프런티어 사업에서 나온 성과가 산업에 제대로 녹아들 수 있도록 후속 작업에도 만반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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