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선 '나로호' 문제 제대로 분석해보니…

나로호 발사 연기의 원인이 된 고무링(실) 파손은 발사대와 발사체 연료 공급부인 어댑터 블록 문제로 밝혀졌다. 어댑터 블록은 1단 발사체가 러시아에서 이송될 때 발사체와 함께 제작돼 붙어 오는 부분이다. 녹색 원통형으로 생긴 어댑터 블록에는 잠금장치 역할을 하는 중간연결부(중앙체결부)가 탑재돼 있는데 어댑터 블록 이상은 이 부분에 틈이 발생해 실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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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교육과학기술부>

노경원 교육과학기술부 전략기술개발관은 “체결부는 암나사와 수나사가 조여져 연결되는데 이 나사 제작 때 허용 규격 범위의 오차가 커져 틈이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체결부는 제작 당시 8톤의 무게를 견딜 수 있게 만들어졌지만 규격 오차 때문에 헬륨 가스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벌어진 것이다. 결국 나사가 불량으로 제작됐다는 설명이다.

연결부 틈 분리 현상에 대해 나로호 발사 과정에 대해 두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첫째는 사전 테스트를 통해 발사 중단 이전에 틈 발생 원인을 미리 확인할 수 있지 않았냐는 것이다. 실제로 문제가 된 어댑터 블록은 새로운 실로 교체하고 수행한 시험에서 헬륨 가스 공급 후 약 3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틈이 발생했다. 실제 나로호 발사과정에서는 약 6시간 동안 비 정기적으로 헬륨 가스를 주입한다. 노 전략기술개발관은 “국내에서 3시간 이상 헬륨 주입 시험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발사 이전에) 똑같이 시뮬레이션 한다고 하더라도 발사체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기본적인 제작단계의 시험(드라이런)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나로호 발사가 중단된 다음날인 27일에 수행한 시험에서도 헬륨가스를 2시간 동안만 공급했고 당시에는 이상 현상이 발생되지 않았다.

두 번째 문제는 규격 오차가 있는 나사 등 문제 원인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나로호 발사를 위한 한·러 기술보호협정 의정서 8조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구진은 나로호 이상문제에 대해 직접 파악할 수 있지만 러시아의 서면 동의 없이는 공개할 수 없다(20항). 부품의 규격과 제원, 디자인 등에 대한 정보는 다른 나라의 기술 유출 등 문제로 러시아 측에서 공개를 못하게 하는 것이다.

현재 어댑터 블록 부품 등은 러시아에서 제작한 것이지만 러시아 측에서는 부품 규격 오차 이외에는 특별한 해명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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