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펌 특허변호사 "특허 전쟁, 변호사만 배 불리는 구조"

글로벌 특허 전쟁에 대비하려면 기업은 표준 특허에 대한 이해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스티븐 페인 미국 LRK 로펌 특허 변호사는 23일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린 `미국특허제도 로드쇼`에서 “기업은 표준 특허를 좀 더 확대해야 한다”며 “상식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모두 표준 특허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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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특허 분쟁에 대비한 대미 특허전략`이란 주제로 강연을 맡은 페인 변호사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 전쟁을 예로 들며 표준 특허가 가진 의미와 대응전략을 설명했다. 그는 “삼성은 통신 분야에서 표준을 만들고자 노력한 회사”라며 “애플이 대가 없이 진입하려고 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독특한 자신만의 기술을 다른 곳과 공유하지 않으면서 많은 돈을 요구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 페인 변호사의 생각이다.


페인 변호사는 “여러 사람이 쓰는 기술에 대해서는 표준화시켜 합리적 로열티를 받는 것에 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애플의 대표적 기술특허 6가지를 사례로 든 그는 “바운스백(화면 끝에서 튕겨져 나오는 현상)이나 아이콘 배열은 대체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기 때문에 표준이 될 수 없다”면서 “사각형 디자인, 핀치투줌(한 손가락을 사용해 스크롤하고 두 손가락으로 줌하는 기능)은 다른 방식으로 기능 지원이 어렵기 때문에 표준특허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표준화시켜 사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의미다.

페인 변호사는 지금의 특허 전쟁 양상이 변호사만 배불리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 특허 소송을 진행하면 큰 사건은 한 시간에 500달러가량 든다”며 “애플 소송은 변호사 70명이 움직이는데 한 시간에 3만5000달러를 소비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특허 전쟁의 승자를 변호사가 아닌 소비자로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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