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EMR 사용인증 32곳 그쳐…국가 정보화 전략 연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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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부 전자의무기록(EMR) 사용 인증을 받은 병·의원이 30여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재인증 대상 의료기관이 500여곳에 달했지만 대부분 외면, 제도 시행 첫해를 제외하고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의료 데이터 교류, 정보보안 강화 등 시급한 과제 해결을 위해서는 EMR 인증 확산을 위한 제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7일 정부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EMR 사용 인증을 받은 곳은 32곳에 불과하다. 2023년 104곳과 비교할 때 69.2%나 줄었다.

EMR 인증제는 병원의 핵심 시스템인 EMR에 대해 진료정보 상호운용성, 보안성 등을 정부가 검증해 인증하는 제도다. 현재 판매 중인 EMR에 대한 '제품 인증'과 이를 도입한 의료기관이 대상인 '사용 인증'으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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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R 인증 마크 (자료=보건복지부)

제품 인증은 국내 상용 EMR의 80% 이상이 받은 상황이다. 그러나 사용 인증은 우리나라 전체 의료기관의 10% 남짓만 받았다.

정부는 인증 EMR을 의료기관이 도입하게끔 사용 인증제 확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수는 갈수록 줄고 있다. 연도별 사용 인증 기관 수를 보면 정부가 인증 비용을 지원한 2021년(3169건)을 제외하고 2022년 651건, 2023년 94건, 2024년 104건, 2025년 32건으로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해는 2주기 EMR 인증제 시행과 더불어 재인증 대상 의료기관이 대거 쏟아지면서 사용 인증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보건복지부는 인증제 확산을 위해 90여개였던 평가항목을 59개로 줄이고 인증 컨설팅 지원, 인증 신청 상시제 전환 등을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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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EMR 사용인증 건수(자료: 한국보건의료정보원)

그럼에도 전년 대비 인증건수가 70% 가까이 줄면서 제도에 대한 실효성 의문이 강하게 제기된다. EMR 사용 인증은 권고 사항인 데다 혜택은 정부 의료질평가 가산점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종합병원급 이상만 해당돼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에겐 유인 요인이 없다. 지난해 재인증 대상이 500여곳에 달했지만 대부분 포기한 것 역시 인센티브 부재 영향이다.

한 내과의원 원장은 “정부 지원을 받아 2021년 처음 인증을 받았지만 환자 유치나 병원 마케팅 등 직접적인 효과는 크지 않다”면서 “올해 인증이 만료되는데 정부 지원 없이 자체 비용으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면 갱신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EMR은 의료 데이터를 생성하고 분석, 활용하는 핵심이자 기본이 되는 시스템이다. 최근 인공지능(AI) 도입 등 병원의 디지털전환(DX)을 실현하기 위해 상호운용성, 정보 보안성 등 최소한의 필수 요건을 갖춘 EMR을 검증·확산한다는 점에서 인증제 역할도 중요하다. 그럼에도 제도 시행 7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의료기관 중 10% 남짓만 정부 인증 EMR을 사용한다는 점은 제도 개편 필요성에 힘을 싣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증 비용 지원이나 의료기관 평가 가산점 확대와 같은 단기적인 인센티브와 함께 국가 보건의료 정보화 전략의 중요 제도로 규정, 중장기적인 운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대학병원 최고정보책임자(CIO)는 “EMR이 단순히 병원 내 하나의 시스템을 넘어 디지털 의료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자산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선 정부가 국가 차원의 보건의료 정보화 전략을 주기적으로 수립해야 하며, EMR 관련 운영·관리 방안도 명문화해 인증제와 연계한 발전 계획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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