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 반도체 제조 비용 낮추는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유기물질로 만든 박막 트랜지스터가 가진 단점을 간단한 열처리로 해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저렴하고 가벼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상용화를 앞당길 전망이다. 울산과기대(UNIST) 오준학·양창덕 교수팀이 양극성 반도체의 전자(electron)와 정공(hole)의 이동도가 달라 발생하는 불균형 상태를 열처리로 해소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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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신저자인 오준학 교수(앞줄 왼쪽)와 양창덕 교수(앞줄 오른쪽)팀이 유기반도체 성능 측정 장비 앞에서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기박막 트랜지스터는 충격에 강하고 종이처럼 얇아 자유자재로 구부릴 수 있으며 제작공정이 간단하다. 하지만 유기박막 트랜지스터 재료인 양극성 반도체는 전자와 정공의 이동도가 불균형해 반도체와 전극층을 만들기 위해 추가공정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추가공정 없이 열처리만으로 양극성 반도체에서 주된 전하 운반체의 극성을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유기박막 트랜지스터의 박막을 열처리하자 고분자 사슬간의 수소결합이 유도돼 에너지 준위 변화가 생겼다. 열처리 전에는 정공 이동도가 우세해 p형이 주극성이었지만, 열처리 후에는 전자 이동도가 우세해져 n형이 주극성이 됐다. 이를 통해 양극성 고분자 반도체에서 주된 전하 운반체의 극성을 조절하고 전하 이동도 불균형도 해소했다. 오준학 교수는 “하나의 고분자 반도체를 이용해 p형과 n형 반도체 특성을 모두 구현할 수 있는 간단한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현재 고성능 양극성 고분자를 개발 중이며 상용화될 경우 저렴하면서도 가볍고 유연한 전자기기 제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재료과학분야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지 10월 10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양극성 반도체= 전류의 흐름에 기여하는 반송자로 전자와 정공 모두를 사용하는 반도체. 반면 반송자로 정공만 사용되면 `p형 반도체`, 전자만 사용되면 `n형 반도체`로 불린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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