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 반도체 후공정 검사장비를 국산화하겠다고 나섰을 때 주변에서는 부정적인 반응과 비웃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반도체 검사장비용 소트프웨어, 회로, 기구 설계 등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해외 시장에서 선두권 업체들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것입니다.”
국산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인 유니테스트의 김종현 사장(52)은 최근 반도체 경기 침체 및 투자 위축에도 불구하고 창업 초기의 도전 정신을 되새기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시스템 반도체 등 다양한 검사장비를 앞세워 해외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다. 일본 어드반테스트와 미국 테라다인 등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 상대다.
김 사장은 “주력인 DDR3 컴포넌트 및 모듈 테스터에 이어 SSD, 낸드플래시, 시스템 반도체 검사장비로 제품 영역을 확대 중”이라며 “아직 표준이 없는 SSD 검사장비 분야에서는 `글로벌 스탠더드`가 된다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해외 시장에서 승부하기 위해 착실히 준비해 왔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겪은 유동성 위기에도 불구하고 해외 고객선과의 신뢰 관계 유지에 주력했다. 이 같은 노력은 지난해 큰 성과로 돌아왔다. 창업 이후 사상 최대 매출인 511억원을 기록한 유니테스트는 수출 비중이 70%를 넘어섰다. 해외 수출액은 2년 만에 일곱 배나 늘어났다.
그는 “고객사가 원하는 기능에 집중하고 월등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 고객선과의 유대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며 “국내와 대만, 중국에 이어 미국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 같은 시장 다변화를 통해 2020년까지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장기 목표도 세워놨다.
10여년간 삼성전자에서 후공정 엔지니어로 근무한 김 사장은 전공정 장비 못지 않게 기술 장벽이 높은 후공정 검사장비 국산화를 목표로 유니테스트를 창업했다.
김 사장은 “국산 장비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설계 능력과 공정 기술이 부족한 단점이 있다”면서도 “반도체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적절한 기능만을 구현한 비용 효율적인 설비를 개발할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그는 “국내외 원천 특허가 80건이 넘고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며 “더욱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사회와 더불어 사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