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가 지난해 우리나라 1위 수출 품목인 조선을 제치고 올해 상위 수출 품목 `톱3` 진입이 확실시된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대부분의 수출 품목이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기계산업은 미국·중동 시장에서 선전한 덕분이다. 기계는 톱3를 넘어 올해 가격 하락으로 부진한 반도체를 제치고 2대 수출 품목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
16일 지식경제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기계산업 수출은 320억달러로 석유제품·반도체에 이어 우리나라 상위 수출 품목 3위에 올랐다. 지난해 1위 수출 품목 조선은 304억달러로 5위까지 밀렸다.
고유가 수혜 덕분에 석유제품은 올해 무난하게 1위 수출 품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계는 반도체·기계 중 한 품목이 2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8월까지 흐름만 놓고 보면 기계가 반도체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기계 수출은 작년 대비 8.4% 증가한 반면에 반도체는 1.4% 줄었기 때문이다. 반도체산업 특성이 하반기에 수요가 몰리나 최근 상황이 예년같지 않다. 반면에 기계 수출 흐름은 하반기에도 매우 좋은 편이다.
기계산업 수출을 건설기계와 플랜트가 견인했다. 건설기계 수출이 좋은 흐름을 보이는 것은 순전히 미국 시장 영향이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택 시장 경기는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지난 7월 기준 미국 평균 주택가격은 지난 1월 대비 17% 올랐고, 신규주택 착공도 2009년 4월 최저점 대비 56% 증가했다. 중동 시장도 발전소 등 플랜트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다. 플랜트업체들은 중동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20% 점유율을 넘어섰다.
상반기 다소 실망스러운 실적을 보인 중국 시장도 하반기부터 나아질 조짐이다. 중국경제를 총괄하는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지난 6일 지하철·고속도로·항만 등 60여개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승인했다. 총금액은 1조위안(약 180조원)에 달한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는 올해 우리나라 기계 수출 총액은 513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2.1%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최남호 지경부 기계항공시스템과장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기계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선전한 덕분에 수출 상승세를 이어간다”며 “하반기 중국 시장 여건이 나아진다면 예상보다 더 좋은 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13대 수출 품목 추이(단위 : 백만달러)
*자료 : 지식경제부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