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시작한 투자 지원 프로그램 `넥슨앤파트너스(NPC)`가 통 큰 혜택으로 게임 스타트업을 유혹한다.
NPC는 사무실 공간 제공에서 전기세, 통신비, 각종 건물 사용료는 물론이고 경영, 투자, 재무 컨설팅까지 지원한다. 땅값이 비싼 테헤란로 한복판에 약 1000㎡(326평) 사무 공간을 마련했다. 10여명 규모의 회사 6곳이 들어올 수 있는 규모다. 보증금을 빼고도 임대료만 월 3000만원이 든다. 100개 이상의 게임 스타트업이 최상의 혜택을 받기 위해 몰렸다.
직접 둘러본 사무실에서 후원자 넥슨의 흔적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사무실 입구 NPC 로고 정도가 고작이다.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검은색과 흰색으로 단정하게 꾸며졌다. 여러 기업이 입주할 공간이기 때문에 넥슨은 물론, 특정 회사를 연상시키는 색은 최대한 배제했다. 대회의실과 휴게실까지 갖췄다. 넥슨 직원들도 부러워할 정도다.
스타트업은 창업 당시 대개 개발자만 모인다. NPC는 재무, 인사, 투자 등 다양한 사업 기회로 연결하는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자처했다. 전담 관리 직원도 뒀다.
조재유 넥슨 투자지원실 실장은 “당장 투자를 결정하거나 퍼블리싱 계약을 진행할 기업은 아니지만 유망한 스타트업을 가까이 두고 성장을 지원해준다”면서 “다양한 스타트업을 만나보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만큼 넥슨에도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넥슨도 오래전 오피스텔 `셋방살이`로 창업했던 만큼 새싹 기업에게 열린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다. 오랫동안 관계를 가지며 교류한다는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철학과도 닮은 공간이다.
지난 5월에 문을 연 NPC의 절반은 이미 주인을 찾았다. 플라스콘, 나노인터렉티브, 버프스톤 3곳의 회사가 입주를 마쳤다. 최근 1곳의 게임 벤처가 추가 입주를 협의하고 있다. 입주한 기업들은 내년 연말까지 지원을 받는다.
성공사례도 나왔다. 플라스콘은 `버블파이터 어드벤처`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 8월 말 입주한 버프스톤은 모바일 게임 `몬타워즈`를 출시했다. 퍼블리셔인 와이디온라인의 마케팅 지원사격까지 받으며 앱스토어 유료 앱 순위 1위에 올랐다. 넥슨과 입주 계약을 맺을 때만 해도 3명에 불과했던 직원은 최근 6명까지 늘었다.
조재유 실장은 “회사당 최대 수용인원이 30명 정도이기 때문에 그 이상 사람이 늘어난 기업은 사실상 `졸업`을 해야 한다”면서 “이 공간이 비좁을 정도로 사람이 늘어나는 성공사례가 많이 나와야 제2, 제3의 NPC가 더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