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오트론이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반도체 업계와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소자 업계는 물론이고 팹리스·파운드리 업체들과도 손잡고 센서·전원관리·MCU 등 차량용 반도체를 개발할 계획이다. 업계 전반의 차량 반도체 기술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훈태 현대오트론 이사(차량반도체시스템실)는 1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포럼에 참석해 “전자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자동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차량용 반도체 개발 역량이 있는 외부 업체들이나 학계와의 협력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대오트론포럼`을 구성하기로 했다. 김 이사는 “차량용 반도체의 원가 혁신 및 신기술 조기 확보 차원에서 포럼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시장 및 개발 정보 교류는 물론이고 개발자금 지원까지 포함해 광범위한 제휴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트론포럼은 △고객가치 포럼 △아키텍처 포럼 △프로세스 포럼으로 세분화된다. 고객가치 포럼은 학계 및 연구기관과 협력해 연비, 안전성, 편의성 등 차량용 반도체 혁신 기능 발굴에 주력한다. 아키텍처 포럼은 전문 벤처 및 부품 공급사들과 함께 원가 경쟁력이 있는 차량용 전자시스템 기술을 개발한다. 또 프로세스 포럼은 지속 가능한 품질 혁신을 위해 외부 컨설팅업체 등과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김 이사는 “차량용 반도체는 신차에 탑재되기 3~4년 전부터 선행 개발해야 하지만, 설립 초기인 현대오트론이 독자 개발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내 팹리스업체들과 완성차 간 가교 역할을 하는 데도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세계적인 전장 부품업체인 보쉬·덴소 같은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내 시스템반도체산업의 중장기 발전을 위해 자동차, 가전, 스마트폰 등 연관 산업과의 효율적인 융합시스템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현규 ETRI SW-SoC융합연구소장은 “최근 시스템반도체는 성능 혁신과 더불어 기능 통합 및 새 가치 창출 형태로 진화한다”며 “시스템반도체와 전통산업 간의 융합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정책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며, 정부 역할과 책임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