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첫 번째 롱텀에벌루션(LTE) 스마트폰 `아이폰5` 한국 상륙이 가시화하면서 국내 이동통신 3사는 득실 파악과 대책 마련에 분주한다. LTE 가입자 1000만 돌파 이후 2차 LTE 대전을 앞둔 상황에서 LTE 아이폰이라는 최대 변수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존 아이폰 고객이 많은 KT와 두 가지 주파수를 모두 확보한 SK텔레콤이 초반 기세싸움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5 대항마를 내세워야 하는 LG유플러스 대응책에도 시선이 집중됐다.
◇SK텔레콤, 커버리지 앞서
초기 커버리지와 통화품질 측면에서는 SK텔레콤에 긍정적인 상황이다. 아이폰5는 SK텔레콤이 주력 주파수로 사용 중인 800㎒와 멀티캐리어 대역으로 추가한 1.8㎓ 모두를 지원한다. SK텔레콤은 800㎒는 이미 전국망 구축을 마쳤다. 1.8㎓ LTE 네트워크도 연내에 서울 전역과 6대 광역시 주요 지역, 내년 초 전국 23개 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다음 달 아이폰5가 나오면 전국망 서비스와 멀티캐리어를 활용한 빠른 통신속도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울 것으로 점쳐진다.
KT는 지난 4월 1.8㎓ 기반으로 전국 84개시 LTE망 구축을 마쳤다. 읍·면·군 단위 지역 구축작업을 진행 중이다. 멀티캐리어 서비스는 900㎒ 대역에서 준비 중이다. 아이폰5가 1.8㎓ 대역을 지원하고, 해당 대역 커버리지를 상당 부분 확보한 만큼 기본적인 사용자 흡수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KT, 가입자 기반 유리
아이폰은 고객 충성도가 높다. 기존 사용자가 신제품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 기반이 넓은 KT에 유리하다.
KT 아이폰 가입자는 300만~350만명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은 200만 안쪽으로 알려졌다. KT는 2009년 말 국내에 처음으로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KT=아이폰` 이미지를 선점했다. 이후 SK텔레콤이 가세하면서 가입자 유출을 겪었지만 여전히 인지도에서 앞선다.
KT는 LTE 아이폰을 출시해 뒤처진 국내 LTE 전쟁에서 역전 발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KT는 지난해 2G 서비스 종료가 지연되면서 LTE 주파수를 조기에 확보하지 못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LTE 시장 주도권을 내줬다.
KT는 200만 가입자를 단기간에 돌파했지만 500만을 넘어선 SK텔레콤은 물론이고 LG유플러스에도 뒤진 상황이다. KT는 LTE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지난 2009년 아이폰 특수를 재현하기 위해 마케팅 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전략적 승부수 띄우나
아이폰을 도입하지 못해 3G WCDMA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LG유플러스는 LTE 시장에서 같은 악재를 만났다. LG유플러스는 LTE 시장에서 한 발 빠른 움직임으로 `1등 LTE`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 시장에서만큼은 SK텔레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만년 3위 사업자 꼬리표를 뗐다.
LTE 아이폰 등장은 상승세를 탄 LG유플러스에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게다가 아이폰 가입자는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이 높은 우량 고객이 대부분이다.
LG유플러스는 넓은 LTE 커버리지를 바탕으로 1등 LTE 이미지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관계사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스마트폰업체와 비공식적으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도 있다. LG유플러스에 특화한 전용 단말기를 출시하는 것이다.
통신 3사 공동 출시가 일반화한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전략 제품을 단독으로 내놓는 것은 파급효과가 크다. 제조사에서도 아이폰 열풍을 차단하기 위해 LTE 시장에서 위상이 달라진 LG유플러스와 손잡을 가능성도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