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오르는 것에만 익숙한 우리는 남들보다 앞서 빠르게 오르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다. 오르는 것은 승리를 위한 것이지만 내려가는 것은 생존을 위해서다. 올라가는 것 못지않게 내려가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올라가는 데 실패하면 다음에 다시 도전하면 되지만 내려가는 데 실패하면 생존 자체가 보장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주입받은 경쟁의식 때문에 속도가 조금만 느려져도 조급증에 빠진다. 일정 규모에 이르면 성장이 아닌 성숙, 양이 아니 질로 삶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위기 시대일수록 위기의 본질을 파고드는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 통념을 깨고 현실의 이면을 들여다봐야만 본질을 발견할 수 있다. 본질의 각성은 우리들로 하여금 새로운 준비에 나서도록 한다. 눈앞에 놓인 오르막길을 오르기만 할 뿐 나중에 내려갈 생각을 미리 해놓지 않는다. 오르막이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있다. 그러나 남들과 경쟁하는 데 정신이 팔려 길의 이모저모를 유심히 살피지 않는다. 다시 한 번 정상을 바라본다. 가슴이 아프다. 저곳에 오르기 위해 고생했던 시간이 너무도 아깝다.
지금부터 내려가야 한다. 지금 당장, 내려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 올라간 것은 승리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내려가는 것은 다르다. 내려가는 것은 `살아남기 위함`이다. 내려가는 길은 또 다른 발견이다. 올라갈 때는 구경꾼이었지만 내려가는 우리는 관찰자다. 살아남기 위해 주변의 사소한 변화에도 신경을 곤두세운다. 과거가 발목을 잡는다. 좋았던 시절의 기억은 수시로 떠오른다. 과거는 추억이다. 추억은 마취제일 뿐이다. 언제나 과거는 선이고 현실은 악이다. 과거를 찬양하며 현실에 불만을 토로해봐야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더욱 멀어질 뿐이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근본 원인과 사태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과거의 성공 체험에서 벗어나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탈출할 내면적 성찰이 필요하다. 프로페셔널로 살아남기 위해 내면을 성숙시키는 시간 여유를 가져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독서다. 독서는 상상과 사색이라는 선물을 준다. 그 선물은 시련과 역경에 부딪혔을 때 유효하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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