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르고, 점차 중요해지는 시장이다. 한국 기업들과 협력 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신성장 산업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지사를 글로벌 연구개발(R&D)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클린 룸 분석센터 개소식 참석 차 한국을 방문한 텡 차이 혹 애질런트 부사장은 한국 소재·부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유독 강조했다. 혹 부사장은 올해 들어 한국 지사를 수차례 방문할 정도로 신경쓰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글로벌 기업들이 보수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한국 시장만은 완전히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애질런트는 6일 서울 대치동 한국지사 사옥에 반도체·환경·식품·제약 등을 테스트할 수 있는 분석센터를 만들고 개소식을 열었다. 애질런트가 남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에 클린룸 설비를 장착한 분석센터를 만든 것은 처음이다. 질량 분석기 등 최첨단 설비도 장착돼 10억 분의 1그램에 불과한 먼지·미생물·화학
증기도 화학적 구조를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혹 부사장은 “한국 기업들이 세트 시장에서 확보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소재·부품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며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에 사용되는 소재 및 화학 제품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설비 수요가 향후 증가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애질런트는 대치동 분석센터를 활용해 남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 애질런트 지사를 기술적으로 지원하고, 연구원 교육 등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혹 부사장은 “한국 기업들은 우리에게 더욱 빠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클린룸을 갖춘 분석센터 투자를 시작으로 한국 지사의 R&D 역량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애질런트의 연 매출은 66억달러 규모의 세계 1위 계측기 업체다. 전체 매출 중 절반을 RF 등 IT부문이 차지하고 있는데, 향후 화학분석·헬스케어 부문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