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 아파트에 이어 깡통 골프장까지 등장했다. 자산 가치보다 부채가 더 많다는 의미다. 그만큼 우리 경제도 어렵다.
원래 깡통의 어원은 영어 `can`과 `통(筒·대나무로 만든 통)`의 합성어에서 왔다. 양철을 써서 둥근 기둥 꼴로 만든 통조림통 등을 의미한다. 속된 표현으로 아는 것이 없어 머리가 텅 빈 사람이나 `깡통을 차다`와 같은 의미로 쓰여 빈털터리가 됐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최근 많이 사용되는 깡통 아파트, 깡통 골프장 등에 쓰인 단어의 의미는 재화와 함께 쓰이며 그 실속 없음을 나타낸다.
정부가 `중견기업 3000 플러스 프로젝트` 추진을 발표했다. 국가 경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할 중견기업을 육성,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등 사회 전반의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대통령까지 중견기업 육성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이번 중견기업 육성정책을 담은 `통`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실제 이번 정책에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았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일부에선 `깡통 대책`이라는 말이 나온다. 많은 내용을 담은 것 같지만 알맹이가 빠졌다는 뜻이다. 정작 기대했던 세제 관련 대책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가업승계 공제 범위나 연구·인력개발 세액공제 비율이 기업의 기대치에 많이 어긋난다.
중견기업 육성정책을 추진할 지식경제부나 세제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도 나름의 고민을 거쳐 최선의 방안을 내놓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포함된 세제 대책은 중견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자칫 대한민국 경제 체질을 바꾸기 위해 나선 중견기업 육성 목소리가 `깡통 소리`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홍기범 전자산업부 차장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