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증권은 최근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만3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종전 대비 목표가를 18.18%(6000원) 낮춘 셈이다. 메리츠증권은 LG전자 목표주가를 종전 11만원에서 8만원으로 27.27%(3만원) 낮췄다.
하반기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IT기업에도 불어 닥치고 있다. 2분기 실적발표가 한창인 가운데 증권사의 IT기업 목표주가 하향이 이어지고 있다. 2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데다 하반기 경기 전망 역시 불투명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 실적발표가 잇따르면서 기업이익이 예상치를 하회하고 하반기에도 개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증권사들은 기업이익 전망과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그동안 시장 하락세에도 강세를 보였던 IT기업에 대한 하반기 기대감도 한풀 꺾인 것이다.
목표주가 하향은 SK하이닉스나 LG전자에 국한하지 않는다.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앞다퉈 목표주가를 높였던 증권사들이 잇따라 내리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0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낮췄다.
이세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사업은 선방했지만 낸드 등 반도체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삼성전자 목표주가 하향 배경을 밝혔다.
중소형주에 대한 목표주가 하향은 이보다 심하다.
대우증권과 대신증권은 종합부품업체인 LG이노텍에 대해 각각 목표주가를 10만8000원과 10만5000원으로 낮췄다. 이는 종전대비 각각 8.47%와 8.70% 하향 조정한 수치다.
이밖에 삼성SDI, LG디스플레이, 서울반도체, 심텍, 엔씨소프트, 게임빌, 위메이드 등도 최근 목표주가가 낮아졌다. 또 메리츠증권이 서울반도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홀드(중립)으로 바꿨고 삼성증권은 LG전자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홀드로 교체했다.
글로벌 경기가 주춤한 가운데 IT부품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의견 하향 조정도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호조를 보였던 스마트폰도 시장성장이 느려지면서 제조사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며 “경기부진 영향으로 2위제조업체인 LG전자는 물론 삼성전기, SK하이닉스 등 부품사도 주문감소 영향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의 IT기업 컨센서스도 4월 대비 낮아졌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IT기업에 대한 주식시장 수요는 높지만 상대적인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 하향 여파는 IT기업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IT기업 4월대비 목표주가 변동 현황(단위 %) (자료 에프엔가이드)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