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로봇 관련산업 육성에 차질을 빚게 됐다.
올해 사업을 시작한 로봇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과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건립사업 등 내년도 로봇 관련사업 정부예산이 대폭 삭감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로봇산업 육성 기반 시설은 물론이고 로봇관련 연구개발(R&D)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식경제부는 최근 로봇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위한 내년도 국비 지원액을 80억원으로 책정, 기획재정부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올해부터 오는 2016년까지 총 2328억원(국비 1621억원)을 투입, 대구 북구 제3산업단지에 로봇산업 기반시설을 갖추고 로봇기업을 대상으로 R&D를 추진하는 대형국책사업이다.
로봇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으로 당초 내년도 국비 지원액은 357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부가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예산을 책정한 것이다.
지경부가 재정부에 신청한 내년도 예산안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사업 타당성과 9월 정기국회를 거치며 조정이 되겠지만, 지경부에서 제출한 예산보다 더 삭감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내년도 예산삭감이 확정되면 로봇혁신센터, 로봇협동화팩토리, 로봇표준화시험인증센터 등 로봇산업 기반시설 구축이 지연되거나 축소될 수 밖에 없다.
또 국내 로봇기업을 대상으로 한 R&D사업도 규모가 줄어 국내 로봇시장의 활성화와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대구 지역업체인 SL의 협조로 건립 예정인 지식산업센터 등 로봇산업클러스터와 연계한 후속 사업들도 추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지역 로봇업계는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했고 삭감된 예산안이 올해 말 확정된다면 로봇산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로봇산업클러스터 조성사업과는 별도로 추진하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 건립사업도 예산삭감으로 인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경부가 진흥원 건립사업으로 당초 내년에 14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21억원만 책정해 재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올해 말 착공하더라도 오는 2014년 준공은 불투명해진다. 진흥원 건립사업의 총 사업비는 293억원이다.
대구시는 로봇산업클러스터 예산확보를 위해 지역 국회의원에 도움을 요청하고, 예산 추가 확보를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이지만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로봇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이유에 대해 정부는 재정상태가 좋지 않다는 입장이다.
강감찬 지경부 로봇산업과장은 “정부 재정이 안좋아 로봇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 내년 예산도 많이 깍였다”며 “내년도 예산은 건축을 제외한 기반시설과 로봇 R&D에 투자할 부분이며, 진흥원 건립도 예산은 줄었지만 향후 건립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