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3>기로에 선 대만, 경쟁력 추락 `울상`…대연합 전략으로 반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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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격이냐, 추락이냐`

대만 디스플레이 산업이 기로에 섰다. 대만 주요 LCD 패널 업체들의 지속되는 적자 행진과 투자 위축으로 그간 지켜온 2위권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대만은 정부 주도의 인수합병(M&A)으로 활로를 찾고 있지만 기업들의 재무 여건이 워낙 나빠져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대만 LCD 패널 업계는 중국·일본과 대연합 전략으로 회생을 노리는 한편, 대형 초고화질 제품으로 새로운 승부수를 띄워보겠다는 전략이다.

◇대만의 현주소=지난 1분기 세계 LCD 패널 출하량에서 대만은 AUO와 CMI의 점유율을 합쳐 약 34%에 그쳤다. 한국(54%)과 엄청난 격차로 2위다. 불과 몇년전만해도 대만이 한국과 엇비슷한 점유율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추락이다. AUO와 CMI는 그동안 한국 LCD 패널 업체들과 양산 경쟁을 벌이면서 극심한 적자를 초래했다. 현재 세계 시장 3위인 AUO는 내년 상반기까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고, 4위인 CMI는 유동성 악화로 채권단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년간 이어진 세계 LCD 패널 시장의 불황은 비단 대만 업계에만 타격을 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한국과 격차가 더욱 벌어졌고, 얼마나 빨리 회복할 수 있느냐가 대만 업계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LCD 패널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이 60%에 근접하면서 대만 업체들과의 점유율 격차는 거의 배 가까이 육박했다. 지난해 AUO와 CMI의 누적적자 규모는 조 단위를 넘어섰다. 이후 패널 가격 반등과 시황 회복에 힘입어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온전한 회복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CMI, 샤프를 품다 =CMI가 일본 샤프를 인수한 사건은 주목할 만한 대만의 반격으로 여겨진다. CMI는 지난 3월 일본 샤프의 지분 11%를 인수하며 샤프의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동시에 CMI는 일본 사카이 10세대 공장에서 생산하는 LCD 패널을 최대 50%까지 구매하는데 합의하며 강력한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양사의 LCD 패널 시장 점유율을 합하면 21%로 세계 2위인 LG디스플레이(26%)에 육박한다. 또한 CMI는 샤프와 협력해 중국 청두 공장에 6세대 중소형 LCD 패널 생산 라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번 샤프 인수로 CMI는 샤프 공장에서 생산하는 40인치와 60인치, 70인치 패널도 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안현승 더앤피디그룹코리아(디스플레이서치코리아) 사장은 “중소형 패널 시장에 주력해왔던 대만 업계가 약점인 대면적 패널을 보강해 강력한 TV OEM 업체로 부상할 수 있다”면서 “여타 TV OEM 제조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CMI의 모회사 혼하이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혼하이 정밀산업(폭스콘 일렉트로닉스)의 테리 구오 회장은 지난 4월 중국 상하이 본사 신축 기공식에 참석해 올해 매출 성장률 목표를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폭스콘의 4월 비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대비 20% 증가한 약 86억 달러였다.

◇불황 타개 위한 전방위 노력=대만은 정부 주도로 디스플레이 업계의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대만 정부는 우리 돈 7조원이 넘는 공적 자금을 투입해 업체간 합병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에 이어 `대만디스플레이`가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개별 기업들도 생존을 위한 강력한 자구책을 추진중이다. AUO는 최근 연례 정기회의에서 지난해 614억5000만 대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AUO는 아시아·남미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주력해 올해부터 경영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폴 팽 AUO 사장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위해 원글래스 솔루션(OGS) 터치스크린과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기술, 자동차 디스플레이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며 “특히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인 인셀 터치패널과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를 개발중이며, 태양광 에너지 시장에도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기술`·미국 `브랜드` 끌어와 “한국 타도”=대만 업계는 향후 한국을 견제하기 위해 다국적 연합군을 결성, 기존의 강점인 중소형 LCD 패널 외에 대면적 패널로 무게 중심을 옮긴다는 전략이다. 디스플레이 종주국인 일본의 기술력을 활용, 고부가가치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한국을 바짝 추격해 점유율 격차를 줄이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만 업계는 제조기술이 뛰어난 자국과 기술력이 우수한 일본이 손을 잡으면 한국을 대적할 수 있다는 기대가 강하다. 일본에서도 샤프와 CMI의 협력을 계기로 자국 전자 업계가 대만과 강력한 공조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만 AUO와 CMI는 하반기 55·60·65인치의 대형 초고선명(UD) LCD 패널을 출시한다. 특히 AUO는 산화물 TFT 방식의 초고화질(UD) 패널을 출시키로 하고, 라인 전환 작업에 착수했다. UD는 풀HD보다 4배 선명한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다. UD급 패널은 해상도가 3840x2160에 달해 4K×2K라고도 부른다.


국가별 LCD 패널 출하량 (대형 전체)

(자료:디스플레이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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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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