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마침내 x86서버가 유닉스서버를 추월했다. x86서버는 올해 1분기 전체 서버 시장에서 54.3% 점유율을 기록하며 유닉스서버를 앞질렀다. 가상화와 클라우드 컴퓨팅이 국내 x86서버 시대를 활짝 연 것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IDC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전체 서버시장 규모 2392억원 중 x86서버는 1299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33.4%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보여 온 유닉스서버는 시장점유율 37%(885억원)에 머물며 마침내 x86서버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x86서버가 유닉스서버를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나왔다. 해외에서는 수년 전부터 전체 서버의 70% 이상을 x86서버가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유닉스 인프라가 철옹성 같아 이를 x86서버가 앞지르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전세 역전의 기미가 보인 것은 지난해부터다. 2011년 4분기 x86서버는 46.4% 점유율로 51.8% 점유율을 차지한 유닉스서버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같은 기간 유닉스서버는 2010년 동기 대비 10% 이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서버 시장 비수기인 1분기에도 하락세를 이어간 유닉스서버와 달리 x86서버는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며 마침내 시장 구도를 바꿔놓았다.
김용현 한국IDC 선임연구원은 “모바일기기 활성화에 따라 통신업체를 중심으로 x86서버가 많이 공급되면서 비수기임에도 x86서버 시장이 대폭 성장하는 요인이 됐다”며 “2분기에 유닉스서버가 다시 x86서버를 앞지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별로 보면 x86서버 시장에서 한국HP(36.2%)와 델코리아(22.1%)가 소폭 하락세를 보인 반면, 22.7% 점유율을 기록한 한국IBM이 델코리아를 따돌리고 2위를 탈환했다. 한국후지쯔(10.7%)는 처음으로 점유율 10%대를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후지쯔는 내년과 내후년 연이어 5%씩 점유율을 올려 2014년 20%대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유닉스서버 시장에서는 한국HP의 하락세와 한국오라클 성장세가 눈에 띈다. 한국HP는 34.1% 점유율로 1위 한국IBM(45.2%)과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반면 한국오라클은 17.6% 점유율을 보이며 지난해부터 시작된 성장세를 이어갔다.
1분기 국내 서버 시장 점유율
자료:한국IDC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