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 공급망관리 계획을 수립하려면 전사 관점에서 `아웃사이드-인` 전략을 잘 유지해야 한다.”
가트너는 최근 한국에서 두번째 `공급망관리 브리핑` 행사를 개최하고 기업의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전략과 판매운영계획(S&OP) 방법론에 대해 강연했다. `수요 지향적`이면서 회사 목표와 일치된 SCM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가트너는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LG·두산·현대 등 약 120명의 SCM 담당자가 참석했다.
◇SCM 전략은 CFO 참여해 `전사 수익 관점에서`=가트너는 각 부서별로 다른 SCM 전략을 수립해서는 안된다고 권유했다. 구매 부서가 구매 비용을 낮추거나 재고를 줄이는 것이 부서만의 효율을 높일 것일 뿐 기업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경고다.
가트너는 “기업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맞춰 전 부서의 공급망 전략을 매트릭스 형태로 정렬해야 한다”면서 “각기 다른 부서의 핵심성과지표(KPI)도 이에 맞춰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기업의 목표가 `속도`에 초점을 뒀다면 구매와 물류 비용이 더 들더라도 빠르게 납품할 수 있는 조달력을 갖추는 데 집중하는 것이 수익 창출에 유리한 SCM 전략이란 것이다.
단 일부 부서의 재무성과는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기업의 전체적 재무 성과를 기준으로 어디에서 `손해`를 보는 게 가장 유리할지 판단하고 용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SCM 고도화 전략에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참여가 필요한 이유다.
강연에 나선 데바시스 타라프다르 가트너 SCM 책임 연구원은 “경쟁력 있는 기업일수록 공급-수요-제품이 밀접하게 연계돼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정렬해 있다”면서 “CEO와 CFO가 주도해 시장 지향적(Market-Driven) 관점에서 모든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세계 기업들의 SCM 전략을 분석한 `글로벌SCM 톱25 2012`를 발표한 가트너는 자사가 분석한 `리더` 기업들의 공통점이 바로 이 점이라고 강조했다.
타라프다르 연구원은 이를 위해 “주 단위 판매운영실행(S&OE) 프로세스와 3~24개월 단위 S&OP 운영을 통해 3~5년 단위의 장기적 전략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 계획을 주 별로 하겠다고 하면 계획이 아닌 실행 결정이 되기 때문에 주 단위 S&OE가 된다”면서 “수요 계획을 세우는 적정 S&OP 간격은 3개월이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가트너는 기업의 S&OP 운영 수준을 △조달 운영에 급급(1단계) △수요와 공급 일치 시도(2단계) △재무를 고려한 협업 전략 수립(3단계) △비즈니스와 연계해 재무 성과 도출(4단계) 4개 단계로 분류, 아직 많은 기업이 1~2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3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선 CFO 등 경영진을 필두로 한 대단위 변화관리가 필요하지만, 이 점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2단계에 주저앉는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3단계에서 4단계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리스크관리` 역량이 핵심이라고도 덧붙였다.
◇CEO가 열쇠…의사결정 효율화 중점=가트너가 강조한 또 하나의 요지는 의사결정 담당자의 역할이다. S&OP 과정을 거치면서 `누가 의사결정권을 갖는지`다.
예를 들어 글로벌로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있는데 전사 차원의 제품 포트폴리오 관리를 글로벌 제품 관리팀이 한다. 또 현지 마케팅팀이 프로모션을 한다. 하지만 시장과 기업 전략간 간극을 줄이기 위해 마케팅 프로모션 담당자가 수요 리스크를 이해하고 포트폴리오를 짤 수도 있다. `트레이드 오프`를 결정하는 의사결정자를 달리할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제약과 지역적 차이, 고객 수익을 비교하고 누가 결정해야 가장 효과적으로 계획을 세울 수 있는지를 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말이다.
타라프다르 연구원은 “공급망 담당자가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고 수급 일치를 이야기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재무적 수치를 담당하는 의사결정자가 관여해야 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반드시 경영진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면서 “기업 중 3분의 2는 S&OP 프로세스 재무를 고려하지 않는데 이 부분을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CEO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고, SCM 부문장이 손익과 관련된 책임까지 책임질 수 있는 직급이어야 한다. 가트너는 이렇듯 CEO가 깊이 관여한 단계를 높은 S&OP 성숙 단계로 봤다.
타라프다르 연구원은 “부서 별이 아니라 전사 차원으로 보고 이것을 토대로 문제가 어디서 발생하는지 드릴 다운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최근 많은 기업이 예측 정확도에서 많은 문제를 갖고 있는데 매입품 및 재고 과잉 영향 분석과 이를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를 잘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류 창고 기준이 아닌 실제 매장 판매량에 근거해 수요 감지 능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타라프다르 연구원은 “한 전자 기업은 유통 기업에 직접 시스템을 설치하고 판매 데이터를 받아 계획 수립에 활용하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회사 전략과 동떨어진 여러 부문의 측정 범위가 너무 넓은 것도 문제로 삼았다. 타라프다르 연구원은 “회사의 전략과 목표, 실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까지 측정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기업들이 많다”면서 “고객이 무엇을 중시하는지 무엇이 우리 기업에 큰 재무적 영향을 가져오는지를 분석해 이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컨대 물류 부서의 수행 시간과 비용을 측정하는 기업이 있다고 치자. 이 기업에게 물류 중요도가 떨어지고 목표가 다른 곳에 있다면 잘못된 측정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고객에 납품하는 정확도가 높은 것이 중요한 지수라면 이 관점에서 더 상세하게 측정하고 목표치를 달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타라드라프 연구원은 “공동 매트릭스를 개발해서 어떤 것을 측정하고 현재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또 다음 단계는 어떻게 접근하는지 고려해야 한다”면서 “과거 `인사이드-아웃` 전략은 기능 효율화가 중점이었다면, `아웃사이드-인` 전략은 교차되는 가치 사슬에 대한 가치, 지휘를 전사 공급망과 의사 결정 전략을 통해 하게 된다”고 말했다.
가트너가 강조한 성공적 공급망 수립과 S&OP 전략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