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2차전지 시장 선점을 위한 완성차-배터리 업체 간 협력은 시너지가 큰 반면 차량부품-배터리 업체 협력은 결별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다. 배터리도 부품이기 때문에 부품업체 간 지향점은 같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29일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는 보고서를 통해 세계 중대형 시장이 완성차-배터리 업체 간 조인트벤처로 재편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대형 시장 1위 배터리업체 AESC는 NEC와 닛산의 합작회사이고 하이브리드 전기차 배터리 1위의 PEVE 역시 도요타와 파나소닉 조인트벤처다. 지난해 리프(닛산)·쉐보레 볼트(GM) 다음으로 많이 팔린 iMiEV도 미쓰비시의 배터리 조인트벤처인 LEJ가 공급했다.
주요 10개 배터리 업체는 완성차 및 부품업체와 손을 잡았다. 6개 배터리업체는 완성차와, 3개 업체는 부품업체와 협력할 계획이다. 하지만 부품업체와 협력하는 3개 조인트벤처 가운데 2곳은 이미 결별했거나 해체 조짐이다. 올해 초 미국 존슨콘트롤과 프랑스 전지업체 파르타사프트가 결별한데 이어 삼성SDI와 보쉬도 해체 수순을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 보쉬의 부품기술을 공유하길 원했고 보쉬는 삼성의 배터리 제조기술에 초점을 맞췄다. 전문가들은 양사는 자사의 기술유출을 우려해 협력보다 오히려 서로를 견제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보쉬가 지난해 독일 해양용 배터리 국책사업자로 선정, 자체 2차전지 공장을 구축하면서 양사의 이해관계도 엇갈리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만이 부품업체와 손잡는 유일한 회사가 됐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월 독일의 부품 업체인 콘티넨탈과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하고 2분기 내 조인트벤처 설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철완 2차전지 전문가는 “배터리 제조사 자체도 결국 부품회사이기 때문에 부품회사 간 이해관계 성립에 어려움이 있다”며 “국내 업체들은 부품업체와의 협력보다는 유럽 현지 공장설립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표】세계 주요 2차전지 기업의 조인트 벤처 설립 현황
자료 :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