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여부에 따라 희비 엇갈려
중국 발광다이오드(LED) 업체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LED 가격이 급락하면서 지방 정부 지원을 받은 대형 업체는 상대적으로 기업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반면에 규모의 경제가 되지 않는 중소 업체는 사업 철수 위기에 직면했다.
중국 정부는 대만 에피스타, 한국 LG이노텍 등 아시아 대표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업체만 선별해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어서 이 같은 추세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대 LED 업체 수난 옵토일렉트로닉스는 최근 기업가치가 28억달러로 뛰어올랐다. 가격 경쟁에 시장 상황은 나빠졌지만 경쟁사 점유율을 빼앗아오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9억3600만위안(미화 1억4700만달러)에 달했다. 일렉테크 역시 지난해 순익이 3억9200만위안을 기록, 기업 가치가 10% 이상 뛰었다.
이들 기업의 상승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다양한 지원책이 있다. 세금 우대(Tax break)와 무상 부지 임대, 연구개발(R&D)용 현금 자금 지원 등이다.
앤 리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조정 속에서 큰 기업만 살아남길 바라는 전형적인 중국식 전략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기조는 더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난과 일렉테크는 올해 중국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LED칩 공급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화학기상증착장비 MOVCD를 최소 50대 이상 더 도입하기로 했다.
반면에 중소형 LED업체는 가격 하락과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상황이 좋지 않다. 애플과 아이패드 상표권 분쟁을 하고 있는 프로뷰 인터내셔널, 항저우 실란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포샨 네이션스타 등은 주가와 기업가치가 동반하락 중이다. 실란은 상하이 증시에서 28일 종가 기준 2.9% 하락한 10.10위안을 보였으며 포샨 역시 1% 하락한 8.10위안으로 마감했다. 이들 모두 지난해 대비 주가가 30% 이상 빠졌다.
바오엔 종 선전 반도체조명협회 부회장은 “중국 당국 재정 정책이 중소형 기업을 모두 지원할 만큼 여유롭지 않다”며 “현재 소규모 LED 조명업체 100여곳이 문을 닫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폐점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중국 과학기술부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까지 LED 업계는 5000억위안(미화 71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제리샤 HSBC 애널리스트는 “백라이트 기술 향상으로 인해 TV나 모니터에 쓰이는 LED 가격이 올해 20% 이상 떨어질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의 양극화는 내년쯤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