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96>이시대 진정한 '전설의 레전드'를 아시나요?

전설적 인물이나 사건, 혹은 그런 존재.

어떤 분야에서 남과 비교할 수 없는 위대한 업적을 이루거나 특별한 존재감을 지닌 사람이나 작품, 사건 등을 흔히 `전설`이나 `신화`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용법이다.

`전설`과 전설이란 뜻의 영어 단어 `레전드`(legend)를 합쳐 의미를 강조했다. 줄여서 `레전설`이라고도 한다. 최동원은 프로야구, 임요환은 e스포츠에서 `전설의 레전드`라고 할 수 있다.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급`이란 말도 있다. 아프리카TV 채팅방에서 누가 영국 축구선수 스콜스를 두고 `전설이죠`라고 말하자 다른 사람이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급`이라고 응수한 데서 유래했다.

전설의 레전드는 같은 뜻의 우리말과 영어 단어를 붙여 사용하는 인터넷 어법의 대표 사례다. 서구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는 온라인 게임 사용자 사이에서 `다크`니 `데스티니`니 하는 영어가 섞인 허세형 아이디가 유행했는데, 이 풍조를 비꼬아 이런 어법이 등장했다.

그러던 중 디시인사이드 이외수 갤러리에 올라온 시 한편을 계기로 `전설의 레전드`라는 표현이 급속히 확산됐다. 한 사용자가 소설가 이외수에게 “진지하게 이 정도면 시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어둠에 다크에서 죽음의 데스를 느끼며 (중략) 모든 것을 옭아매는 폭풍 같은 스톰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략) 전설의 레전드로써 기억에 메모리…`란 시를 올린 것.

이외수는 이 글을 보고 `아 씨바, 할 말을 잊었습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통합진보당 경선 부정 논란은 사건 사고가 많았던 우리 정당 정치사에서도 `전설의 레전드`로 남을 전망이다. 최근 네이버 웹툰에 연재되기 시작한 김성모 화백의 `돌아온 럭키짱` 페이지는 김 화백을 `전설의 레전드`로 소개했다.

*생활 속 한마디

A:회장님, 직접 챙기시는 안드로메다 개발 사업 전망을 어떻게 보세요?

B:이 사업을 통해 전설의 레전드로 남는 것이 제 운명의 데스티니입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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