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하계 전력수급 및 에너지절약 대책` 시행 시점을 예년보다 한 달 이른 6월로 앞당겼다. 무더위가 빨리 찾아왔기 때문이다. 관가나 공공기관은 5월 들어서면서 에너지절약의 상징으로 넥타이를 풀었다. 예년 같으면 더위가 본격화하는 6월부터 8월까지 석 달 동안이었지만 더위가 일찍 찾아온 올해는 노타이 차림의 쿨비즈 패션이 좀 더 오래갈 것 같다.
전력수급 대책이 시행되면 백화점이나 호텔 등 대형 건물은 냉방온도를 26도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공공기관은 28도를 유지해야 하고 전력소비를 전년 대비 5% 절감해야 한다. 정부는 출입문을 개방한 채로 냉방기를 가동하는 다중이용시설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력 피크수요의 50% 이상을 사용하는 산업계에도 자발적인 휴가기간 분산과 조업시간 조정, 자가발전기 가동 등 절전대책에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
하나같이 쉽지 않은 일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산업계나 하절기 대목을 맞는 유통업계는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면서 조업을 조정해야 하고 냉방온도를 지켜야 한다.
올해 하절기 대책 기간에는 예비전력이 400만㎾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폭염이 예상되는 8월 셋째주와 넷째주에는 예비전력이 150만㎾ 수준으로 낮아져 비상상황이 연출될 전망이다.
지난겨울에는 온 국민이 합심한 덕에 블랙아웃이라는 최악의 참사는 피했다. 더욱이 작년 9·15 순환정전 이후에는 발전회사들의 계획정비 시간도 빠듯해 발전시설에 피로가 쌓이는 상황이다. 자칫 예상하지 못한 발전소 공급 차질이나 갑작스러운 전력수요가 발생하면 대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 적어도 건설 중인 신규 발전소가 하나둘 완공하는 2014년까지는 어려움을 참고 에너지절약에 동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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