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나본 100여개 스타트업 기업 대부분이 카피캣이라 투자할 곳이 없었다.”
국내 한 엔젤투자자의 푸념이다.
지난주 스타트업 업계 최대 화두는 티켓몬스터 감사보고서였다. 이 회사는 1년 동안 매출 규모가 약 10배 늘어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소셜커머스는 대표적인 `카피캣(베끼기)` 서비스로 분류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그루폰 모델을 한국에 재빨리 이식해 약 2년 만에 월평균 이용자가 100만명에 이를 정도로 급속하게 키웠다. 한국 산업계가 그동안 추구해왔던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이면을 들여다보면 성공을 속단하기는 어렵다. 같은 기간 동안 영업 손실은 매출액의 배 넘게 쌓였다. 유사한 서비스와 과당경쟁을 벌이면서 출혈경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기업이 영속성을 가지려면 흑자를 내서 수익을 재투자하는 구조여야 한다. 이용자와 거래 건수가 중요한 서비스 속성상 기업이 일정 궤도에 오르기까지 상당 기간 적자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기업은 계속 손실을 내면 언젠가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카피캣 전략은 사업 초기에 시장 분석을 해야 한다는 부담을 줄여줄 수는 있지만 한계도 명확하다. 지금까지는 해외 사정에 밝은 누군가가 성공한 서비스를 한국화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았다. 해외 동향을 접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덕분이다. 그런데 트위터·페이스북이 등장하면서 한국과 미국 사람이 같은 뉴스 플랫폼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은 실시간 뉴스를 푸시 알람으로 보내준다. 해외에서 성공한 서비스는 즉시 퍼진다.
최근 성공적으로 대기업에 인수합병(M&A)되거나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 기업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KT가 200억원에 M&A한 엔써즈는 동영상 검색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카카오에 인수된 트위플, 위메이크프라이스에 인수된 와플스튜디오 역시 기술력에서 강점을 인정받았다. 본엔젤스가 투자를 발표한 북잼은 전자책(e북)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특허 기술을 보유했다. 기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다른 회사는 가지고 있지 않은 가치를 지녀야 한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오은지 벤처과학부 onz@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