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를 하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시스템이 오래 과부하되면 고장을 일으킨다. 상황에 따라 상상하지 못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전력피크 이야기다. 발전회사들은 다가올 무더위에 대비해 겨우내 풀가동한 석탄화력발전소나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을 멈추고 계획 점검 중이다. 그러나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로 벌써부터 전력예비율이 10% 이하로 떨어지는 상황이다.
전력업계는 초비상이다. 계획정비하려던 발전소를 다시 가동해야 할 판이다. 자칫 지난해 경험한 9·15 순환정전이 다시 찾아올 수 있다. 전력을 생산할 발전소는 한정된 상황에서 전력사용량은 증가하고 있어서다. 계획정비를 한 번쯤 건너뛸 수는 있지만 전력피크를 막으려고 발전소를 계속 가동하다가는 대한민국이 블랙아웃될 수도 있다. 발전소의 피로도를 낮춰야 한다.
노후 전력설비 유지보수도 문제다. 전력설비를 관리해야 할 한국전력은 4년 연속 적자에 누적순손실 6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사고위험은 곳곳에 노출돼 있지만 악화하는 재무구조 때문에 엄두도 못 낸다. 한전 적자는 원가보다 턱없이 낮은 전기요금 원가보상률 탓이다. 지난해 8월과 12월 두 차례 전기요금을 인상했지만 원가보상률은 90% 수준에도 못 미친다. 전기를 100원어치 팔면 10원 이상 밑지는 구조다. 국제적으로도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저렴한 편이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을 100으로 놓았을 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은 180(산업부문 184, 주거부문 188)을 넘는다.
최근 한전이 이사회에서 전기요금을 13.1% 인상하는 안을 의결해 지식경제부에 제출했다.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9·15 순환정전 재발이나 블랙아웃을 경험하는 것보다 제값 치르고 질 좋은 전기를 사용하는 편이 국가적으로도 이익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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