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당선자에 듣는다]서상기 새누리당(대구 북구을)

“과학기술계 문제는 여야가 따로 없다고 봅니다. 연구원들이 원하던 것인데, 이번 기회에 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한 곳에 갖다 놓읍시다. 그러고 나서 부처를 만들든지,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강화하든지 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가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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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기 19대 총선 당선자(대구 북구을)가 과학기술계 현안을 풀어낼 해법으로 내놓은 정책 방향이다. 서 당선자는 과학기술계에 대한 애착이 유별나다. 18대 국회에서는 교육과학기술위원회 한나라당 간사를 맡았다. 국회 디지털포럼 회장도 맡고 있다. 지난 1992년부터 6년간 한국기계연구원장직도 수행했다. 과학기술통으로 불리는 이유다.

서 당선자는 “정부의 반대를 무릎 쓰고 발의한 법안인데 과학기술인들이 야당 편에 서서 무산시키는 분위기여서 안타까웠다”며 “처음 구상한대로 안 풀린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법률안에는 출연연 일원화와 법인유지, 국가개발연구원 설립 등이 담겨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새 정부가 들어서 조직을 개편하기 까지는 1년도 더 남아 있습니다. 1년을 자칫 허송세월할 수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출연연 법인격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하나로 통합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서 당선자는 19대 국회에서 전개될 출연연 이슈의 향방에 대해서도 나름 그림을 그리고 있다. 차기 정부에서 출연연 소속 문제로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놨다. 출연연이 일단 국과위 아래로 가야 다른 변수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설령 야권에서 대통령이 나오더라도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정책 기조가 어느 정도 유지되지 않겠느냐는 3선 의원의 경험이 녹아있는 정국 전망이다.

“민주통합당에서는 이상민 의원이 키맨이라고 판단합니다. 이번 18대 국회에서 출연연 관련법이 통과되지 않았더라도 여야가 합의를 봤다는 기록이 중요합니다. 다음에 일하기가 쉽습니다.”

서 당선자는 차기정부 거버넌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IT 부문은 워낙 많은 분야와 연계돼 있어 여러가지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과학기술 담당부처는 부활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서 당선자는 “4년전 제대로만 운영 된다면 처나 위원회가 더 낫다는 말도 있었다”며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현재는 과학기술 관련 `부`에 처나 위원회의 장점도 부여해 정부 과학기술 부처를 정립해야 할 것”으로 봤다.

18대 국회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다고 평가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활동하다보니, 예산이나 현안 등을 다루는데 있어 과학기술 분야가 교육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해 묻혀버리는 통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최근의 과학비즈니스벨트 구축 추진에 대해 서 당선자는 거대과학 연구를 하는게 맞느냐 틀리느냐를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국토의 균형적인 발전을 전제로 국력에 맞는 규모인지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진국이 보유한 가속기를 들여다보면, 우리는 아직 멀었습니다. 우리나라 국력과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은 된다고 봅니다.”

서 당선자는 민동필 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과 현 정부의 과학벨트 프로젝트를 기획했던 한 축으로 알려져 있다. 서 당선자와 민 전 이사장은 친구다. 과학벨트 기획과정의 숨은 뒷 얘기에 대해 물었다.

“당시 민 전 이사장이 `은하도시` 개념을 구상하고 있었습니다. 고민하다 `도시` 대신 벨트 개념으로 틀을 바꾸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게 세종시 900만평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세종시와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 밑그림입니다.”

서 당선자는 당초 대덕-대구-광주를 잇는 내륙삼각벨트 개념을 구상했다고 했다.

국가 전체로 봤을 때 대덕-대구-광주, 즉 내륙 R&D 삼각벨트가 교육기관이라든지 R&D특구를 통해 형태를 잡았으니 장기적으로 이것을 제대로 키우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세종-대덕-오송·오창과 대구-구미-포항, 광주-고흥-목포 등도 모두 삼각벨트입니다. 이들을 이으면 다시 큰 삼각벨트가 그려집니다.”

진행 과정에 일부 계획이 흐트러지긴 했지만, 서 당선자는 당초 그림에서 크게 벗어났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서 당선자는 19대 국회에서도 과학기술 관련 상임위원회를 자원할 계획이다.


△1946년 대구출생 △경기고, 서울대 졸업 △미국 웨인주립대학교대학원 석사 △미국 드렉셀대학교대학원 공학 박사 △미국 포드자동차 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장 △호서대 환경안전공학부 교수 △제17, 18대 국회의원 △국회 디지털포럼 회장 △한국우주소년단 총재, 한국대학야구연맹 회장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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