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의 긴 시간동안 국내외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현장에서 얻은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에 아름다운 은퇴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2010년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난 김중조 에드워드코리아 회장(67·본사 대외협력담당)은 최근 2년여간 현직에 있을 때보다 더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전공정 장비에 주로 들어가는 진공펌프 전문업체인 에드워드는 김 회장 재직 당시 주력 생산기지를 한국에 이전하는 등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소자 업체들의 발전과 발걸음을 함께 했다.
김 회장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이후 지난해 말까지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를 이끌며 산·학 협력의 조력자 역할을 했다. 2010년 10월부터는 제주대학교 공과대 석좌교수로 부임, `CEO에게 듣는다` 특강을 통해 후학들에게 인생 선배로서의 진솔한 경험을 전달하고 있다.
김 회장은 “매주 한차례 국내외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의 존경받는 CEO를 모시고 그들의 젊은 시절과 성공 뒷이야기를 학생들에게 전하고 있다”며 “후학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일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산업계 현안에도 항상 관심을 두고 있다. 세계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회장을 역임한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업계 고민을 풀 수 있는 자리를 만들기도 한다. 내달 18일 제주대에서 열리는 `제2회 반·디 제주포럼`이 대표적이다.
김 회장은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의 급성장에 비해 장비, 부분품 및 소재 산업은 조금 뒤쳐진 것이 사실”이라며 “이들 업체들이 성장을 위해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하는 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에는 이윤우 삼성전자 고문과 도쿄일렉트론,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등 업계를 주도하는 세계적인 인사들이 함께 자리한다. 반도체 업계 최대 화두인 450㎜ 웨이퍼 기술 현황과 전망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도 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그동안 주위의 많은 도움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것에 대해 무한히 감사하고 있다”며 “앞으로 작게나마 제주도에 반도체 연구소를 만들어 은퇴한 엔지니어들이 마지막 열정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