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기술 유출 사건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당장 SMD 장비 협력사의 해외 영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중국 BOE가 추진 중인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MD 장비 협력사들은 최근 중국 BOE에 대한 수출을 보류하기로 했다. 또한 SMD 임직원은 물론이고 협력사 관계자의 대외 접촉도 전면 차단되는 움직임이다. 이에 따라 BOE로선 한국에서 SMD 관련 정보를 수집할 길이 사실상 막히게 됐다.
앞서 지난 5일 경기지방경찰청은 SMD의 AM OLED 증착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SMD 전현직 연구원과 LG디스플레이(LGD) 임직원을 검거한 바 있다. 경찰은 추가 증거를 확보했다며 입건 대상을 추가해 지난 14일 검찰에 송치했다.
기술 유출 혐의는 SMD 전 연구원 조모씨가 BOE와 접촉하는 과정에서 발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BOE는 그동안 한국에서 최신 기술을 빼내려고 시도하다 여러 차례 적발된 바 있다. 지난 15일 수원지법은 SMD 연구원과 LGD 연구원을 통해 기술을 빼낸 BOE 계열사의 연구원에게 실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BOE가 이번에도 기술 유출의 표적이 되면서 한국 인력 영입을 당분간 중단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소식통은 “OLED 기술이 없는 BOE로서는 한국 인력 영입을 계획했던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이번 사건이 비화되면서 BOE는 한국 기술진 스카우트를 잠정 중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SMD는 협력사를 통한 정보 유출 가능성에도 각별한 주의를 쏟고 있다. 장비 협력사들이 최근 BOE를 비롯해 수출을 극히 자제하고 나선 배경이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양산 초기부터 AM OLED 장비를 공급한 터라 패널업체들은 장비 협력사를 통해서도 기술이 새 나갈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중국 수출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BOE는 내몽골 오르도스 지역에 5.5세대(1300×1500㎜) AM OLED 라인(B5) 건설을 추진 중이다. 오는 10월이면 건물 공사는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BOE는 지금까지 자사 AM OLED 제품을 공개한 바 없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BOE가 OLED를 처음부터 독자 개발하겠다기보다는 한국 장비·부품 협력사를 최대한 활용하려 했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BOE로선 기술을 습득할 경로가 막혀 OLED 사업을 당분간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