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1 ]총선 이후 정국 격랑 예고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에 가까운 안정 의석을 확보하면서 새누리당은 정권 재창출 기반을 확보했다.

12일 0시 현재 개표결과는 새누리당의 원내 1당 확보는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과반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선거운동 초기 새누리당은 121석만 확보해도 성공적 아니냐고 우려했지만 결국 확고한 지지층을 기반으로 `사실상 승리`를 일궈냈다. 12월 대권가도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총선이 사실상 12월 대선 전초전 성격으로 치러졌다는 점에서 대선 정국이 조기에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여야 각 당은 총선 직후 곧바로 대선 레이스에 나선다.

총선 성적표는 대선주자, 특히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입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총선이 사실상 `박근혜 대(對) 문재인 구도`로 치러진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안정 의석 확보로 새누리당은 박근혜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정권 재창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박 위원장은 이번 선거결과를 바탕으로 본격 대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은 총선 패배 책임공방이 벌어지면서 극심한 내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80석에 그쳤던 의석을 대폭 늘렸지만 `여소야대`를 실현하지 못한 것은 부담으로 남게됐다.

선거전 막판 최대 악재였던 김용민 후보 막말 파문이 터졌을 때 지도부가 애매한 입장을 취한 데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여야 모두 압도적인 지지기반을 확보하는 `절묘한 절충`으로 총선전과 마찬가지로 치열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12월 대선을 앞둔 점을 감안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또는 폐기, 민간인 불법사찰, 대통령 측근비리,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논란 등을 두고 여야싸움은 더욱 격렬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편, 경찰청은 총선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과 관련, 수사에 착수해 증거자료를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10일 오후 10시 27분부터 11시 1분까지 34분간 선관위 IP 주소에 대한 DDoS 공격이 발생한 데 이어 오후 11시 2분부터 11시 20분까지 18분간 `내 투표소 찾기` 서비스에도 DDoS 공격이 가해졌다. 이 공격으로 서버 회선의 대역폭이 고갈되고 서비스가 지연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19대 총선 이모저모

○…총선 당일 SNS는 각 지역 투표소의 현장 분위기를 알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었다. 유권자들은 너나할 것 없이 투표 인증샷과 투표참여 독려에 앞장섰다. 불법사례에 대한 문의도 많았다. 몇몇 트위터리안은 “특정 정당후보가 투표소 바로 옆에 투표 독려 플래카드를 걸었는데 불법이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다른 트위터리안은 투표일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는 사례를 정리해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투표소 운영에 대한 불만을 표하는 글도 많았다. 한 30대 여성은 “자녀들과 투표소를 찾았다가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는 기표소에 들어갈 수 없게 해 난감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 밖에 특정 투표소의 장애인 편의가 갖춰지지 않은 것을 지적하는 글도 많았다.

○…총 20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등록해 역대 최장 길이인 31.2㎝를 기록한 투표용지도 이슈였다. 기존 전자개표기는 24.7㎝까지만 투표용지를 판독할 수 있어 새로운 개표기가 필요했지만 충분한 신형 개표기를 확보하지 못해 전자개표와 수작업 개표가 함께 이뤄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투표용지를 둘러싼 유언비어가 돌기도 했다. SNS를 통해 “투표용지를 접지 않으면 무효표가 된다”는 소문이 돈 것. 이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용지를 접지 않아도 투표 내용이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으면 무효 처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4·11 총선에서는 결과만큼이나 유명 인사들의 투표독려 이색 공약 실현 여부가 관심을 끌었다.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미니스커트를 입고 노래하고 춤을 추겠다”고 말하는 등 파격변신을 시도하겠다는 약속이 줄을 이었다. 이미 지난달부터 스포츠머리 공약을 내걸었던 소설가 이외수는 최근 트위터에서 스포츠머리를 한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진스님은 머리를 기르고 개다리 춤을 추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방송인 김미화는 “일주일동안 일자눈썹을 하겠다”, 김제동은 매니저가 “김제동을 한 달 안에 결혼시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