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쓰는 이가 45만8000명에 닿았다.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의 0.87%다.
MVNO 제도는 값싼 이동통신서비스로 경쟁을 자극할 때 쓰인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망을 도매한 뒤 싸게 판매하는 구조다. 소비자에게 싼 상품을 제공할 수 있게 정책 당국이 도매 대가 등에 개입하는 이유다. 당국이 시장에 관여하는 조치에도 불구하고 MVNO가 부진하다. MVNO 서비스 가입자가 12.6%에 달하는 영국을 차치해 두더라도 미국(8.4%)이나 프랑스(6.0%)만큼도 되지 않으니 답답하다.
사실 한국처럼 이동통신시장이 성숙한 데다 3개 사업자로 고착한 경우에는 MVNO의 성공 가능성이 떨어진다. 소비자가 특별히 다른 사업자를 선택할 동인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공짜 아닌 공짜 마케팅`과 휴대폰 공급가격을 부풀리는 꼼수가 만연했다.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게 아니라 되레 깎아내리기 일쑤였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런 현실을 개선하려 팔 걷었다니 반갑다. 실질적이고 즉시적인 MVNO 사업 환경을 꾸리길 고대한다. MVNO 관련 제도를 늦게 시작한 곳에선 규제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 없이 시장을 활성화하기 어렵다. 방통위가 `MVNO 활성화 종합계획`을 마련한 이유라 하겠다.
지난 2월 말 휴대인터넷을 제외한 국내 이동전화서비스 가입자는 5266만6750명이었다. 이 가운데 45만6916명이 MVNO 서비스를 쓴다. 지난해 말(45만8000명)보다 1000명쯤 줄었다. 하락세를 되돌릴 조치가 요구된다. 해외 시장 사례를 헤아릴 때 MVNO 이용 비율을 10%쯤으로 끌어올리는 게 좋겠다. 공정 경쟁을 촉진해 시장을 활성화할 최소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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