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CIO BIZ+와 한국CIO포럼은 이달 22일 `CIO 서밋 2012` 콘퍼런스를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개최했다. `창조적 혁신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라`를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에는 국내외 IT기업 임원·전문가와 CIO가 연사로 참석, 다양한 주제의 발표와 토론을 펼쳤다. 빅데이터·클라우드컴퓨팅 등 새로운 IT 환경 도래 상황에서 우리 기업 그리고 CIO 대응 전략을 중점 논의했다. 행사 3대 키워드를 뽑았다.
◇바꿔라(Change)=“변화의 시대, 비즈니스 방법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기조강연에 나선 폴 뮬러 HP 부사장이 던진 화두다. 뮬러 부사장을 포함 콘퍼런스에 참가한 상당수 연사들은 IT투자 전략에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 뒤에는 `가치(Value)`라는 단어가 뒤따랐다. 기업이 정보화에 투자할 때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CIO와 IT부서가 보다 적극적으로 경영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이를 사례로 잘 설명한 연사가 유석흥 국민은행 부행장이다. 그는 패널토론에서 “과거에는 은행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어도 CIO는 현업부서에서 요청이 들어올 때까지 가만히 있었다”며 “지금은 IT부서에서 고객 행태를 분석하고 왜 줄었는지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어떤 전략을 써야 고객이 다시 돌아오는지를 찾아낸다”고 말했다. 유 부행장은 이어 “비즈니스 부서가 원하는 답을 구해줄 수 있는 역할을 함으로써 은행이나 기업에서 필요한 존재라는 인식이 생기고 그러면 투자와 우수 인재가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연장선상에서 가치평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단순히 업계에서 투자를 하니깐 또는 새로운 기술이 나왔으니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IT투자 3개 가운데 2개가 실패한다는 의견이다. IT투자시 철저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투자대비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경계하라(Security)=`보안`은 CIO에게는 크나큰 골칫거리며 숙제다. 해킹 기법이 날로 진화하듯이 어느 곳에서 보안사고가 터질지 알 수 없다. 최근 이슈는 스마트기기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스마트기기 확산에 여전히 경계하는 모습이다. 대표적 요인으로 보안을 꼽았다. 유석흥 부행장은 “스마트기기는 데스크톱PC와 비교해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이 문제”라며 “사람들이 충분히 사용해 최선의 대응책을 마련하기 전에는 확실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경섭 정부통합전산센터장도 “업무용 데스크톱PC를 지금은 개인적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며 “스마트기기를 업무용으로 사용할 때는 보안을 감안해 특수한 형태로 제작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만약의 사고를 막기 위해 다양한 보안 수단을 제시했다. 조남용 EMC차장은 “기업이 내부 정보를 지키기 위해 악성코드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주요 위험요소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악성코드 유입에 대한 능동적 대응체계 확보, 미확인 악성코드 탐지 및 유입경로 차단, 신규 공격 행위 파악 및 대응 등도 거론됐다.
보안 이슈와 관련 `사람 관리` 중요성도 강조됐다. 아무리 경계를 철저히 한다고 해도 사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을 경우, 사고 자체를 막을 수 없어서다. 유석흥 부행장은 “사고를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고가 났을 때 이를 법률적으로 얼마나 신속하게 해결하느냐의 문제도 중요하다”며 “사고 대응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안 우려에도 불구, 스마트기기로 촉발된 모바일화가 활기를 띨 것으로 예측됐다. 채조욱 SK C&C 상무는 “올해가 모빌리티 도입으로 기업 IT환경이 크게 변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용자(User)=“IT전략이 그동안 관리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사용자 중심으로 바꿔라.”(윤문석 VM웨어 사장) “CIO의 I는 IT가 아니라 인포메이션(Information)이다. 필요한 사람에게 적시에 전달될 수 있도록 효과적이 인프라를 구축하라.”(현신균 LG디스플레이 전무)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사용자와 고객을 언급하는 강연자와 패널이 많았다. 과거에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관리하는 것이 미션이었지만 이제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사용자에 최적화해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기술 진화와 연관해 설명할 수 있다. 많은 CIO 고민은 기술 채택 여부와 시점이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그 때마다 도입 필요성을 고민한다. 개발사 또는 기술 공급사에서는 필요성을 역설한다. 들으면 그럴 듯하다. 당장 도입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려날 것 같은 느낌이다. 이 때 사용자 관점에서 접근하라는 주문이다. 과연 사용자에게 충분한 가치가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현신균 전무는 IT부서 중심의 `톱다운(Top Down)`이 아닌 현업 중심의 `바텀업(Bottom Up)` 방식 프로젝트 전개를 주문했다.
송정희 KT 부사장은 CIO로서 `얼리 어답터`가 돼 먼저 사용해봄으로써, 사용자 입장에서 기술개발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