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기술자 신고제도에 불만이 많은 개발자들이 개선책도 직접 내놨다. 경력 산정 기준 개선, 증명 양식 다양화, 등록 절차 전산화, 경력 증명 수수료 비용 인하, 경력 위·변조 시 강도 높은 처벌 시행 등이다. 현 경력관리제 성격의 SW 기술자 신고제를 개인의 역량에 따라 등급을 매기는 업무인증제로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였다.
전자신문이 IT포털 데브멘토와 공동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개발자들은 경력관리 필요성을 인정해도 현행 제도로는 곤란하다는 데 공감했다. `개선되지 않으면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들은 우선 경력 산정 기준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직무와 기술 수준과는 상관없이 오로지 자격증과 경력으로만 기술자 등급을 결정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일률적인 경력관리 제도로 실제 수행한 업무 난이도와 진정한 기술력을 평가하기 어려워 오히려 시장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또 비전공자 학력 인정, 같은 기간 경력 중복 시 하나만 인정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실제 설문조사에서도 SW 기술자 신고제를 폐지해야 하는 1순위 이유로 기술자 능력 기준의 잘못(31.2%)으로 꼽았다. 한 응답자는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경력과 실력은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동일 기술로 10년 이상을 써먹기 힘든 상황에서 경력만으로 기술자 등급을 나누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력 증명 양식을 다양화하고, 등록 절차도 전산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기존 업체의 급여 명세 등을 경력 증명의 하나로 인정해 달라는 의견이다. 수작업으로 경력증명서를 떼 우편 발송하는 게 아니라 온라인으로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등록 절차를 전산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렇게 되면 개발자 수수료 비용 문제도 개선할 수 있다.
개발자들은 경력 증명 수수료 비용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규 등록(3만원) 및 경력관리(1만원) 연회비를 내는 것을 인정하지만, 갱신·재발급에 건당 1만원, 경력 증명서 출력에 건당 5000원의 별도 비용이 드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최소한 주민등록등본 발급 시 내는 비용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력 부풀리기 등 경력 위·변조 적발 시 강도 높은 처벌로 폐해를 줄일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제도 위탁기관인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나왔다. 담당자 부족으로 전화 연결이 순탄치 않다는 점이 큰 불만사항이다.
한 응답자는 “일부 문제가 있다고 해서 SW 기술자 신고제를 무조건 폐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SW 기술자 신고로 인정받은 등급에 공신력이 실린다면 개발자들의 호응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훈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의회 산업지원실장은 “건설기술자 경력을 관리하는 건설기술관리법도 지금까지 15회 개정됐듯이 SW 기술자 신고제 역시 개발자의 의견을 수렴해 수정·보완할 것”이라며 “SW 기술자 처우개선을 위해 제도를 도입한 만큼 폐지가 아닌 보완으로 제도 도입 취지를 살리겠다”고 설명했다.
개발자들이 제시한 SW 기술자 신고제 개선 방안
SW 기술자 신고 수수료
자료: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시행규칙 별표6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