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초일류]1.아날로그반도체<5>기고-한국 아날로그반도체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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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아날로그IP설계기술연구센터장(서강대 교수) hoonlee@sogang.ac.kr

세계 반도체 시장의 82% 이상을 차지하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단일 칩의 핵심 블록인 아날로그 IP(반복사용이 가능한 반도체 설계의 최소단위)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한국은 스마트폰, 디지털TV 등 여러 멀티미디어 제품의 주요 수출국이다. 하지만 핵심 아날로그 IP 설계 기술 확보 없이는 첨단 시장에서의 경쟁과 신규 시장 창출은 불가능하다. 이에 국내 아날로그반도체 산업과 IP 활성화를 위한 두 가지 제안을 해볼까 한다.

먼저 국내대학 및 연구소에서 보유중인 다수의 핵심 아날로그 IP 사용을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요지는 `대학·연구소는 연구개발` `상용화는 IP 공급자`로 영역을 전문화하는 것이다. 두 그룹을 전문화하고 협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면 완성도 높은 IP를 조속히 공급할 수 있다. 대학·연구소와 IP공급자가 양방향 공동 개발과 설계인력을 공유하고, IP 공급자는 대학·연구소에 IP 적정규모의 사용료나 로열티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실제 사례로 서강대 `아날로그 IP 설계기술 연구센터(AIPRC)`는 IP사용 확산모델에 따라 2011년 협력기업인 세미솔루션에 3개의 핵심 IP를 공급했다. 세미솔루션은 해당 IP 보유기관인 서강대, 고려대, 동국대와 협력해 IP의 즉각적인 상용화를 위한 산학협력체계 모델구축과 함께 IP를 최종 가공 중이다. 올해 좋은 결과와 국내확산을 기대하고 있다.

아날로그 반도체 전문 인력도 키워야 한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설계교육은 상당 부분 디지털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국내 아날로그반도체분야 전문 인력 수는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이 분야는 `기술수명은 매우 긴` 반면에 관련 `인력양성의 초기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설계전문기관을 통해 최소한 2~4년 상용화 수준 시제품 개발경험을 쌓도록 해야 한다. 최근 정부에서도 이에 걸맞은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예를 들면, 정부지원으로 2010년 개설된 AIPRC에서는 현재 100여명 석·박사급 고급인력이 연구개발에 참여한다. 매년 30~40명의 IP 실용화 경험을 갖춘 석·박사 고급인력도 배출한다. 7개 참여대학의 11개 아날로그분야 전문연구실에서 국내수요가 많은 핵심 아날로그반도체 IP를 팹리스 및 파운드리 기업과 공동으로 설계 및 개발한다.

이렇게 배출된 설계인력을 통해 수요가 많은 멀티미디어, 통신, 고주파용 핵심 아날로그 IP 개발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날로그반도체 시장에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여러 교육기관이 아날로그반도체 설계인력 양성에 나섰다. ETRI 시스템반도체진흥센터에서 대규모 아날로그반도체 인력 양성을 진행 중이다. 만성적인 전문 인력부족 현상을 겪어온 산업계에 인력공급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아직도 수요에 비해 교육기관은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은 세계 IT제품의 테스트베드로 자타가 공인한다. 더불어 세계 최고의 손재주, 독창성 및 다양성으로 대변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인력이 있다. 여기에 최근 수년간의 산업체, 대학, 연구소, 정부의 긴밀한 협력체계로 보건대 한국의 아날로그반도체 산업에는 분명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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