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방송장비, 비방송사 시장에서 활로 찾는다

#1. 통합방송시스템을 취급하는 제노는 지난해 산림청과 자사 방송장비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공급 제품은 화상회의 시스템. 외산 못지않은 기술과 품질로 추가 납품이 기대된다.

#2. 아카데미정보통신은 수년째 서울 시내 주요 중고등학교에 교육용 방송시스템을 납품하고 있다. 학급별로 내보낼 방송을 달리 할 수 있고 영상, 음향을 PC에서 자동재생하는 제품이다. 학교 측 만족도가 높아 재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국산 방송장비 기업들이 비방송사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비방송사 시장은 전체 방송장비 시장의 3분의 2에 달한다. 아직은 외산 장비 비중이 높지만 방송사 시장에 비해 기술 진입 장벽이 낮아 해볼만하다. 정부도 국산 장비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 붙였다.

현재 국내 방송장비 시장 2조384억원 중 관공서, 교육청, 종교기관 등 비방송사 시장은 1조2389억원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국산 방송장비는 우수한 제품을 보유하고서도 낮은 인지도 탓에 외산장비에 시장을 내줘왔다. 비방송사 시장은 방송장비 전문가 부재로 대부분 SI대기업이나 장비 설계 사무소 등에 의뢰해 장비를 공급받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고가 외산 장비를 쓰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러나 향후 3년간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사옥 신축, 디지털전환 등으로 비방송사 시장에 대규모 수요가 집중되면서 국산 장비기업들과 정부도 해당 시장에 마케팅 역량과 정책지원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지경부와 방통위는 기존 방송사 시장 위주로 맞춰져 있는 정책기조를 개선해 현재 25% 정도인 비방송사 시장 국산장비 보급률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지경부는 향후 영상장비에 집중됐던 방송장비 연구개발(R&D)도 음향장비 등으로 다양화하고 표준화 전략도 수립한다. 방송장비 인정업무를 맡고 있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도 비방송사 장비 인정을 확대할 방침이다.

서성일 지경부 정보통신산업과장은 “2009년 5월부터 지경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함께 발표한 방송장비 시장 지원시책에 따라 비방송사 시장 지원에 집중해 왔다”라며 “시장 규모가 기존 방송시장보다 훨씬 크고 기술진입 장벽도 낮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이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시장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28일 서울 세종대 컨벤션센터에서 방송장비 수요기관 구매담당자 500여명을 초청해 이들과 국산 방송장비 제조업체 간의 정보교류를 할 수 있도록 순회 로드쇼를 개최했다. 이 날 행사를 시작으로 내달 6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와 7일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에서도 로드쇼를 열 계획이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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