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설계-공공기관이 함께 뛴다]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현장과 동고동락하는 중소기업 지원의 첨병.`

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내건 핵심 경영목표다. 지난달 취임한 박 이사장은 기획재정부 출신으로는 첫 중진공 이사장이다. 중소기업 전문가가 아니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박 이사장은 취임 첫날부터 중소기업 현장을 찾았다. 한 발 더 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리고 현장방문이 전시행정이 아니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취임 이후 한 달여 만에 여섯 번이나 현장을 다녀왔다. 보고를 받는 것과 직접 현장에서 보고, 목소리를 듣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박 이사장의 지론 때문이다. 그는 직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현장을 찾으라고 주문했다. 현장 목소리는 즉각 정책에 반영해 제대로 된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펴나가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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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 심화와 글로벌 경제위기 등으로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중소기업 핵심 지원기관으로서 중진공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올해 중진공이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는 일 역시 중소기업 위기관리 대응체계 마련이다. 일자리 창출과 창업 활성화 역시 중요한 과제다. 박 이사장으로부터 올해 경영계획과 주요 사업방향을 들었다.

-취임 후 한 달 정도 지났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보냈는지.

▲현장을 여섯 군데 정도 다녔습니다. 자동차부품, 발전부품, 식품 등 다양한 분야 기업을 방문했습니다. 현장을 보니 정책 감각도 생기고, 어려움을 들으면서 바로 해결해야 할 부분도 보였습니다. 앞으로도 현장을 많이 방문할 계획이고, 중진공 지역본부 직원들과도 많은 대화를 할 생각입니다. 이번에 중진공이 7개 지부를 개소했는데, 이것도 현장으로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현장에서 듣는 어려움은 크게 자금과 인력 문제였습니다. 이는 모든 중소기업이 겪는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중진공이 자금지원은 충실히 했지만, 인력 문제 등은 지원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중소기업 인력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근무환경·사내복지·재무상태 측면에서 대기업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알짜 중소기업인 `으뜸기업(가칭)`을 발굴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대학생 등 미취업자에게 알리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 경영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올해 주요 사업계획은 무엇입니까.

▲대내외 경제위기가 반복되고 주기도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도 위기관리 역량을 높이지 않으면 지속성장이 어려워졌습니다. 올해 중진공은 중기청 등과 함께 병원식 건강관리 시스템인 `건강진단사업`을 새로 시작합니다. 기업진단 전문가가 기업 건강상태를 체크한 후 처방전(해법)을 제시하면 이에 맞춰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건강진단을 기반으로 중진공 핵심사업을 연계할 계획이며 2100건의 건강진단과 4000건의 연계지원을 목표로 정했습니다.

국정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창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도 확대합니다. 청년전용 창업자금 운용과 청년창업센터 신규 설치, 청년창업사관학교 확대 운영 등이 있습니다. 정책자금도 청년창업을 촉진하고 성장 유망한 기업에 집중 지원해 일자리 창출과 고용유지에 기여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 밖에 중진공이 해왔던 중소기업의 국내외 초기시장 개척지원도 강화하고, 연대보증제도 개선 등 금융환경 개선작업도 추진합니다.

-정책자금 지원 방식에 변화가 있다는데.

▲지금까지 중진공 사업은 융자가 대부분이었는데, 지난해부터 투자방식을 조금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기업 성장 가능성과 일자리 창출 가능성을 볼 때 벤처에 가까운 기업에 투자해서 성장과실을 같이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투자와 융자를 복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 투자고, 이 방식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에서 올해 사업을 확대했습니다. 철저한 투자심사를 거쳐 직접투자나 전환사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초기 기업에 도움을 주고 기업이 성과를 거뒀을 때는 중진공도 과실을 일부 나누는 것입니다. 현재 정책금융공사 등에서도 투·융자 복합 방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임 이사장으로서 직원들에게 당부한 것은.

▲직원들에게 다섯 가지를 당부했습니다. 우선 유럽 재정위기와 이란 사태 등으로 경제 상황이 엄중한 만큼 비상한 각오로 임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두 번째는 정책 고객에게 만족을 줄 수 있도록 오감경영을 부탁했습니다. 즉 전 임직원이 발로는 중소기업 현장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눈으로 많이 보고, 귀로 현장 목소리를 열심히 듣고, 머리로 치열하게 정책을 고민하고, 입으로 정책을 충분히 알리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공공서비스 핵심인데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되 신속하고 친절하게 해달라는 당부입니다. 네 번째로 열정과 전문성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달라고 했고, 마지막은 조직 소통을 강조했습니다.

이사장 취임 후 살펴본 중진공은 상당히 중요한 일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직원들을 격려도 했습니다. 앞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중진공이 중소기업 지원에 관한 한 최고의 정책 지원기관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소통을 강조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일찍부터 SNS를 사용했습니다. 앞으로 SNS를 모르고서는 업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SNS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업무와 관련해서도 중진공 각종 정책자금 융자사업이 1년에 한 번 공고나면 끝입니다. 중소기업들에게 좋은 지원제도인데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SNS로 이런 일을 알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직원들이 업무를 하면서 중소기업 지도 경험을 들려주거나, 좋은 정책자금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등이 될 수 있습니다. 정책홍보 면에서도 SNS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재임기간 중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크게 보면 중진공 기능은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자금, 진단, 연수, 마케팅인데 지금은 각각의 사업이 분리돼 지원대상도 따로 모집합니다.

이 중에서 올해 건강진단 사업과 정책자금을 연계 지원하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핵심 사업 중에서 처음으로 연계 지원방식을 적용했습니다. 앞으로 중진공 4개 핵심사업이 톱니바퀴처럼 연계돼서 가는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특히 현재 중진공이 부족한 인력이나 판로 쪽의 역량을 집중 육성해서 전체 체계가 완성되는 것을 만들 계획입니다.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중진공이 우리나라 최고의 중소기업 지원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고 직원들도 긍지를 가지고 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철규 이사장 프로필

△1957년생

△학력사항

-영남대 법학 학사

-미시간대 경제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 행정학 박사(수료)

△주요경력

-2012년~현재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2010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2008~2010년 기획재정부 미래전략정책관, 대변인

-2006~2008년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 정책산업국장, 국민경제자문회의 총괄기획국장

-2002~2006년 재정경제부 정책조정과장, 감사담당관

-1995~2002년 경제홍보기획단 해외홍보과장, 총괄기획과장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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