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은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주관한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최고 등급인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스마트 서비스 리더`를 고객만족(CS) 비전으로 설정해 서비스 역량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게 양유석 KCA 원장의 설명이다. 양 원장은 올해도 KCA가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공공 기관 특성상 자칫 경직될 수 있는 조직구조도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정비해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스마트 미디어 시대에 맞는 방송통신 연구개발(R&D) 및 투자 지원사업을 펼쳐 우리나라가 스마트 강국으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양 원장이 준비한 2012년 KCA 발전계획을 살펴본다.

-지난해 4월 원장 취임 이후 KCA가 거듭나고 있다는 평이다.

▲KCA를 정이 가고 활기찬 조직으로 바꾸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한 번에 큰 변화를 일으키기 보다는 한걸음 한걸음 내딛으며 다 같이 멀리가는 동반자 정신을 강조했다. `구성원 모두 함께` 변화에 대처했다. 전 직원이 경영효율화에 동참해 지난해에 비해 적자 폭을 반으로 줄인 것이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다.

KCA는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재원으로 연구개발(R&D) 기획·관리, 방송·통신·전파 융합정책개발, 방송콘텐츠 산업 활성화 지원, 방송통신 미래를 준비하는 업무 등으로 역할이 크게 늘어났다. KCA 구성원 모두 이러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고, 올해부터는 더 큰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CS 비전 `스마트 서비스 리더`의 핵심 전략은 고객 접점 현장에서 `서비스 마인드 및 역량 강화`다. 업무에 따라 각각 다른 성향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KCA 특성을 감안해 고객 접점 현장별로 차별화된 CS활동을 지원했다.

전사적으로는 고객 접점 부서에 대한 CS교육을 대폭 강화했다. 고객 멘토링을 통한 상호 업무협조와 소통, 온라인카페 개설을 통한 실시간 질의응답(Q&A), 자체 만족도 조사, 사내 CS강사 양성 및 전국 순회 교육 등을 진행했다. 직원들이 기본 기능에 충실함은 물론 적극적으로 서비스 경쟁력을 갖추도록 강조하고 있다.

-KCA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가 방송콘텐츠 진흥이다. 올해 주요 사업계획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방송사 대규모 명품 콘텐츠제작 활성화와 자체 제작 능력 강화를 위해 매칭 펀드형 제작 방식으로 지원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는 TV 영화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다큐멘터리 지원도 강화한다. 다큐멘터리는 역사 기록이란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훌륭한 문헌이 전해진 시기에는 대체로 문화가 융성한 시기라는 점에서 미디어가 발전하고 있는 지금 다양한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져 후세에 전해진다면 시대의 기록으로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저예산 다큐멘터리 지원도 검토할 방침이다. 젊은이들이 실험정신으로 도전하고 작은 방송사도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방송 프로그램은 상업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문화적 시각에서 접근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내년 완공 예정인 디지털방송콘텐츠지원센터가 궁금하다.

▲경기도 일산 한류월드에 약 2300억원 예산을 투입해 지상 18층 규모로 완공된다. 방송채널 사용사업자의 방송콘텐츠 기획·제작·유통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복합시설이다. 다양한 규모 스튜디오와 편집실 등 방송프로그램 제작시설이 들어서고 3D카메라, 초고화질 카메라, 비디오 서버, HD대형 중계차, 네트워크제작시스템, 3D편집 시스템, 아카이브 스토리지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클라우드 기반 지능형 업무환경을 만들고 사용자 위주 상시 운영체제를 도입한다. 제작자들의 창작의욕 고취를 위한 창작카페, 3D·CG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공간 등 인큐베이팅센터도 조성한다.

KCA 부산·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 지자체 등과 연계해 미디어 클러스터로서 전국 단위 콘텐츠 제작·유통 기반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지원센터가 경쟁력 있는 방송콘텐츠 기업을 키우고, 양질 프로그램 제작을 지원하는 방송콘텐츠 산업진흥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방송통신발전기금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활용방안이 주목된다.

▲2012년 방송통신발전기금은 총 8258억원으로 전년도 5445억원에 비해 50% 가까이 늘어난다. 기금은 투명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R&D, 정책개발, 방송콘텐츠, 디지털전환 등 다양한 방송통신 진흥한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시청자 권익 증진 활동을 적극 지원하며 디지털 방송전환 과정에서 소외되는 계층이 없도록 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시각·청각장애인, 난청노인들이 비장애인과 동등한 조건에서 방송매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방송수신기 보급과 장애인 기획사업 지원을 확대한다.

청각장애인용 자막방송 수신기,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방송 수신기를 저소득층 중증장애인에게 보급한다. 시청자 참여프로그램 편성 사업을 통해 시청자가 자체 제작해 방송된 프로그램의 방송채택료를 시청자에게 지원한다.

방송 디지털전환, 대국민 방송 접근권 보장, 방송 여론 다양성 확보 등에만 3267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방송통신 R&D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2012년 연구개발 사업 추진을 위한 시행계획을 마련하고 기술수요조사, 산학연 전문가들로 구성된 과제기획위원회, 공청회, 인터넷 공시 등을 통해 세부과제를 발굴하고 있다.

미래 스마트 신산업 육성을 위해 `속도(Speed)` `보안(Security)` `지식(Knowledge)` 기반 R&D에 집중 투자한다. 편리한 서비스 이용환경 조성을 위한 감성·지능 기반 R&D 사업을 추진한다. 중소 벤처 핵심 기술 역량 제고를 위해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기술개발로 연계(Idea &Development)될 수 있도록 자유공모형 R&D 사업도 진행한다.

다양한 방송통신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글로벌 특허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차세대이동통신(B4G), 녹색기술 등 전략표준 개발을 강화한다.

유망 방송통신 서비스 확산을 촉진하고 첨단 기술 개발을 효과적 지원할 수 있는 연구 인프라도 구축한다. 중소 벤처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기술 지원 테스트베드를 조성해 연구 결과 상용화와 확산을 지원한다.

-스마트 미디어 시대를 맞아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스마트폰 등장으로 통신 시장 폐쇄성이 허물어지면서 개방형 생태계가 활성화 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폐쇄적이며 하드웨어 중심적인 기존 방송통신 산업에서 개방형 플랫폼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중요성이 부각되고, 이들이 만드는 생태계로 산업이 재편되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는 정부 역할뿐 아니라 민간의 활발한 움직임을 통해 타 산업과 접목으로 융합서비스 등 신성장 모멘텀을 발굴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건전한 스마트 미디어 문화 조성에 모두가 신경써야 할 때다.

국내 시장은 새로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지만 정부 정책이나 제도가 이 현상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점도 있다. 개방과 협력 생태계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과거와 크게 달라져야 한다.

정부가 앞장서기 보다는 격려하고 지원하는 부모와 같은 역할을 찾아야 한다. 민간이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

KCA는 빠르게 변화하는 융합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를 내다보는 종합적인 촉진 방안을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융합서비스 저변을 확대하는 전략뿐 아니라 개별적으로 추진되는 혁신기술·콘텐츠·서비스 발전 전략 등을 종합적인 관점에서 선도하는 싱크탱크로서 역할을 강화해나가겠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