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프렌들리 끝까지 유지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기업이 잘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정부 출범 초기 내걸었던 `기업 친화(비즈니스 프렌들리)` 철학이 집권 마지막 해에도 유지될 것임을 밝혔다. 중소기업 고유업종이나 소상공인 영역에의 대기업 참여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출범 4주년 내외신기자 특별회견을 열고,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기업이 세금을 내서 복지를 하고 또 국가를 운영할 수 있다”며 “외국에 가서 우리 대기업들이 경쟁하고 시장을 확대하고 그 브랜드를 높이고 하면 그 기업의 브랜드뿐만 아니라 국가의 브랜드도 높아진다”며 CEO 출신다운 기업관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반기업 정서는 아주 나쁘다고 생각한다”고까지 했다.
임기 내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의 두 차례 글로벌 경제위기를 거치며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빨리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준 일등공신인 기업에 그 공적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대·중소기업의 `공생발전`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발전해 가자. 무슨 시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정말 중소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하자. 발전시킬 기술도 가르쳐 주고 재정도 지원할 것이 있으면 지원해 키워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발전하자는 것이 오늘날 우리 시대의 가치”라고 말했다.
3월 15일 발효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는 후속 효과를 자신했다. 이 대통령은 “자동차 수출이 1년에 590억달러에 이르는데, 그 가운데 220억달러는 자동차부품이 나간다”며 “부품은 수천개의 중소기업들이 만들어서 나가는데, 그 중소기업들은 3월 15일 발효가 되면 바로 관세 없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미 FTA가 되면 중국이나 일본 이런 나라들이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서 기업들이 한국에 많이 투자해야 되지 않겠나, 그렇게 되면 일자리도 엄청 생겨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 의견에 대한 역공보다는 산업적 효과를 앞세워 직접 설명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집권 마지막해 `제2의 중동 붐`을 이용해 우리 산업·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각국이 넘쳐나는 돈으로) 정말 놀라울 정도의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방위산업, 교육, 의료, 주택, IT·첨단 분야 등에 투자할 것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를 잘 활용하면 위기 탈출에도 도움이 되고, 젊은 사람 일자리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원자력발전에 대해선 “신재생에너지가 나와서 경제성이 있으려면 이르면 30~40년, 요즘은 40~50년이면 어떤 길이 열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그때까지는 이 길 외에는 없다”며 원전 폐기론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