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속전속결로 LCD사업부를 분할해 `삼성디스플레이(가칭)`를 설립키로 한 것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은 디스플레이 사업 체계를 빠른 시간내 혁신하기 위한 선택이다.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대형 LCD와 급성장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화학적 결합을 통해 새로운 디스플레이 사업 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별도 회사로 둔 것은 법인 신설이라는 충격 카드로 디스플레이 사업에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OLED 사업을 흡수할 경우 자칫 너무 비대해질 수 있는 조직 규모로 인한 부작용 우려도 분사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단일 사업이 너무 비대해질 경우, 변화가 느려질 수 있는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다. 삼성전자 부품 및 세트 사업이 양대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한 우산 속에서 운영되면서 부품 고객사들이 불편해하는 것도 사업부 분할의 주요 배경이다.
신설회사는 LCD 대형 패널 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OLED 대형화 성공 및 초격차 확보 지원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부여 받았다. 기존 대형 LCD 사업을 확대하기보다 연구개발 인력과 제조 인프라를 OLED에 적합하게 전환하는 작업이 예상된다. 향후 신규 투자와 연구개발 측면에서 OLED를 집중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20일 “순리대로 갈 것”이라며 OLED 사업 강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CD와 OLED는 상호 보완적인 기술이라는 점에서 (분사 및 사업 통합을 통해) 시장 변화에 스피디하게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고객 관리는 물론 경영 및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공격적인 마케팅도 예고되고 있다. 별도 회사로 분리된 만큼 LG디스플레이 등 경쟁사에 비해 부족한 고객군을 확보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와 합작사인 에스엘시디도 정리했기 때문에 애플, 일본 및 중국 TV업체로 영업력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SMD 합병 과정에서 일부 중첩되는 기능 및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우려가 있지만, 인력 규모는 오히려 커질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LCD와 OLED 사업 및 조직을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과정에서 일부 중첩되는 인력에 대해 조정이 있을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OLED 부문 인력이 대거 보강돼야 하고, 전사로부터 지원받던 각종 지원업무를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인력이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