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소니, 생존 위해 기술 버리고 비용 절감을 택하다.

소니가 TV사업 재건을 선언했다. 방법은 `기술`을 버리고 고강도의 `비용 절감`을 택했다.

오는 4월 소니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할 예정인 히라이 가즈오 부사장은 최근 현지 언론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TV사업을 2년 내 흑자로 돌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가가치를 낼 수 없는 사업은 과감히 철수하거나 외부에 맡기겠다”고 덧붙였다.

당연 질문은 TV사업에 집중됐다. TV사업은 8년 연속 적자. 소니 전체 실적 악화를 가져온 장본인이다. 그러나 히라이 부사장은 TV를 예외로 삼았다. 그는 “가정 내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은 TV”라며 “TV사업 철수는 생각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한 발 더 나아가 흑자 전환 시기까지 못박았다. 2014년 3월이다. 2013년 연간 수익을 흑자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뿌리 깊은 적자를 단 2년 만에 털어내겠다는 초강수다.

이를 위해 `비용 절감`을 내세웠다. 그는 “삼성전자와 LCD 합작 사업을 청산하면서 패널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라며 “흑자 전환 시기를 예정보다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면 차세대 제품에는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히라이 부사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주력 제품은 OLED나 크리스털 LED가 아닌 현행 LCD TV”라며 “차세대 제품은 3년 내 주력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LCD TV의 화질과 음질, 디자인을 최고로 끌어올리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기술의 소니` 수장으로선 의외의 발언이다.

인수합병(M&A)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히라이 부사장은 CEO 지명 뒤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 자리를 처음 만들고 사이토 다다시 반도체사업본부장을 임명했다. 사이토 본부장은 1989년 컬럼비아영화사 인수를 성사시킨 주역이다.

그는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TV업체의 수와 수요를 감안하면 여러 가지 형태의 재편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 신문은 “M&A 전문가가 히라이 사장의 오른팔이 됐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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