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이 `한류` 바람을 타고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에 나섰다. K팝 등 대중문화 한류 열풍으로 높아진 국가 이미지와 한국 제품 인지도가 국산 SW 수출 길을 연 셈이다. 기업들은 동남아지역 성과를 발판으로 중국·일본·미국·유럽 등 SW 거대시장으로 우회 진출할 계획이다.
2일 국산 SW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SW 기업들이 올해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을 새로운 수출 전략시장으로 육성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이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시장 규모는 작지만 한류 열풍으로 국산 SW 제품에 호의적인데다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 투자대비효과(ROI)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알티베이스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 회사는 올해 동남아 영업채널 발굴을 시작으로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 등 7개국 14개 업체와 채널 협약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올 상반기 이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진 알티베이스 사장은 “동남아 국가들이 연예계 한류 열풍으로 한국 제품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SW 제품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DBMS) 분야는 가격 부담이 높은 오라클 제품 대비 국산 선호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영어권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회사는 PC용 `씽크프리 오피스` `씽크프리 서버` 등 클라우드 오피스 제품군을 이 지역 수출 주력 상품으로 내걸었다.
포시에스는 지난해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 전문 IT업체를 파트너로 발굴, 올해부터 이 시장을 공략한다. 3월 싱가포르 대형 기업용 패키지 SW 공급업체와 번들 계약도 예정돼 있어 큰 폭의 해외매출 신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최근 자사 제품 `알약`의 동남아시아지역 전용 사이트(asia.alyac.com)를 오픈했다. 현재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사업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티맥스소프트, 마크애니 등도 동남아 시장 개척을 위해 현지 협력업체 선정 및 기술세미나 등을 준비 중이다.
최종욱 마크애니 사장은 “SW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 상품”이라며 “한류 열풍으로 문화 중심국이 된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과 크게 달라져 해외 SW시장 진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미국,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산 SW 기업의 동남아 시장 진출 동향
자료: 각사 종합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