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0여년 동안 북미 최대 가전쇼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2)`에서 최고의 주빈으로 대접받았던 마이크로소프트(MS). 마지막 CES 기조연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MS는 9일(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장에서 마지막 기조연셜을 진행했다. 앞서 MS는 지난해 12월 21일 자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2013년부터 CES에 참가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기조연설은 물론이고 자사의 부스도 설치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 때문에 MS가 이번 마지막 CES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관심이 쏠린 상황.
이날 행사에서 가장 큰 눈길을 끈 것은 빌게이츠 전 CEO와 스티브 발머 CEO 등이 출연하는 120초짜리 `짜깁기 랩` 영상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CES에서 진행된 각종 기조연설 영상 자료들과 배경음악을 멋지게 엮어서 흥겨운 랩으로 풀어냈다. 윈도95의 경쾌한 시작음으로 출발하는 이 뮤직비디오는 지난 MS 기술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영상 > http://www.youtube.com/watch?v=046R9y5deV0/
◆마지막 CES, 강조한 것은 세가지 = 스티브발머 CEO가 앞세운 MS의 핵심 제품들은 크게세가지. 4G LTE 윈도폰과 PC와태블릿의차세대 통합 운영체제 ‘윈도 8’ 그리고 윈도용 키넥트인 ‘키넥트포윈도(Kinect for Windows)’다.
전문 진행자이자 방송인인 라이언 시크레스트(Ryan Seacrest)와의 대담 형식으로 이뤄진 기조연설에서, “다음은 과연 무엇인가?(What’s Next?)”라는 질문에 스티브 발머 CEO는 “소비자들의 움직임과 목소리가 물 흐르듯 컴퓨터를 통해서 인식되는 ‘자연스러운 사용자 경험(Natural User Experience, NUI)’이 차세대 경험”이라며 “윈도 8과 윈도폰, 엑스박스까지 아우르는 메트로 디자인, 그리고 이를 통한 사용자 경험이 바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음`”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CES 기조연설 알림 - http://blogs.technet.com/b/microsoft_blog/archive/2011/12/21/2012-marks-final-ces-keynote-for-microsoft.aspx
◆LTE 윈도폰은 두가지 = MS는 윈도폰 7.5에 이어 윈도폰 시리즈 가운데 ‘롱텀에볼루션(LTE)’을 지원하는 4G LTE 윈도폰을 선보였다. 스티브발머 CEO는 미국이동통신사업자 AT&T를 통해 출시되는 노키아의 ‘루미아 900’, HTC의 ‘타이탄II’을 차례로 소개했다.
지난 10월부터 윈도폰 7.5 운영체제를 탑재한 노키아 ‘루미아 710’이 출시되고 삼성전자 역시 유럽에서부터 순차적으로 윈도폰 7.5를 출시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MS는 자료에서 "지난 연말에는 40일만에 1만개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추가 등록되며 현재 5만개를 돌파하는 등 윈도폰 라인업의 확대가 개발자의 증가로, 이것이 다시 애플리케이션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윈도폰 운영체제가 탑재된 노키아의 ‘루미아 800’의 경우,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모바일어워드에서 ‘올해의 스마트폰’으로 선정됐다"고 강조했다.
◆태블릿과 PC의 통합OS, 윈도8 = 스티브발머 CEO의 기조연설의 핵심은 역시 ‘윈도 8’의 추가 공개였다.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PC 뿐만 아니라 태블릿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구동되도록 설계된 운영체제인 윈도8은 인텔이나 AMD 등의 x86 아키텍처를 지원하는것은 물론 ARM 기반 시스템온칩(SoC)에서도 작동하는 운영체제다.
지난해빌드(BUILD) 개발자콘퍼런스에서 윈도8을 처음 선보였던 MS는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의 태블릿에서 구동되는 윈도8을 선보였다. 발머 CEO 는 “윈도7 PC 에서 윈도8이 자연스럽게 구동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윈도8 프리뷰버전이 2월 말에 선보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발표자로 나선 타미 렐러(Tami Reller) MS 윈도 최고마케팅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 이하 CMO)는 오는 2월말 출시 예정인 윈도애플리케이션마켓인 ‘윈도스토어(Windows Store)’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또한 메트로스타일의 윈도8 애플리케이션을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크기 조절이 가능한 ‘시만텍줌’ 기능도 소개했다.
◆윈도용 키넥트 마침내 등장, 249달러에 판매 = MS의 비디오콘솔 엑스박스360용 동작인식기기인 ‘키넥트(Kinect)’는 지난해 ‘키넥트효과(Kinect Effect)’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며, 차세대 NUI 엔터테인먼트기기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번에 키넥트가 윈도용으로 정식 출시됐다.
그 동안 기존 키넥트를 PC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형태의 드라이버나 관련 전용 소프트웨어는 많이 존재했었지만, MS가 공식적으로 윈도 기반 PC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윈도용 키넥트는 윈도8을 지원할 예정이며, PC용은 엑스박스에 사용할 수 없다. PC사용자의 환경을 감안, 50cm까지 정확하게 동작하는 니어모드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는 2월 1일부터 12개국에서 출시된다.
MS 측은 자료에서 "가장 빨리 팔린 소비자 가전제품으로 기네스북에 등극한 키넥트의 지난해 전세계 판매량은 무려 1800만대로, 지난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직후 주말, 미국 최대 연중 쇼핑특수)에는 무려 80만대가 팔렸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스티브 발머 CEO는 기조연설 마지막 장면에서 무대위 특유의 트레이드 마크인 `같은 단어 세번 반복해 소리치기`를 두 번이나 선보여 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그는 `메트로, 메트로, 메트로` `윈도, 윈도, 윈도` 라고 열광적으로 소리 지르며 MS의 마지막 CES 쇼를 마무리했다.
서명덕 기자 mdseo@etnews.com , 사진 및 영상 = MS 본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