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다국적 대기업 제품, 홈쇼핑 중기제품 분류 관행 철퇴
TV홈쇼핑 중소기업 분류기준이 강화된다. 중소기업 방송 편성시간이 늘어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내 6개 홈쇼핑에 독자 적용되는 홈쇼핑 전용 중소기업 분류 기준을 제정할 것이라고 10일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행 중소기업기본법상 중기 분류기준을 더욱 세분화할 것”이라며 “생산지나 사업 주체에 따라 대·중소기업 분류가 달라지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명확히 정리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현재 방통위가 인정하는 홈쇼핑 중소기업 제품은 △중소기업이 국내에서 자체 생산한 제품 △중소기업이 국내에서 위탁 생산한 제품 △중소기업이 설립한 해외공장에서 생산한 제품 △중소기업이 해외기업에 위탁생산(OEM)한 제품(ODM 제외) △국내 비영리 단체가 생산(제조)한 농·수·축·임산물과 이의 단순 가공품 등이다. 방통위는 기준을 더욱 세분화·명문화해 논란을 없앨 방침이다.
방통위는 업계 및 전문가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가 늦어도 상반기 안에 신규 분류 기준 제정을 완료하기로 했다.
홈쇼핑은 5년마다 방통위로부터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재승인을 받아야 하며, 중소기업 방송 편성비율이 중요한 재승인 요건이다. 비율은 GS샵 53.3%, CJ오쇼핑 53%, 현대홈쇼핑 62.5%, 롯데홈쇼핑 65%, 농수산홈쇼핑 57%, 홈&쇼핑 80%다. 중기전용 홈쇼핑인 홈&쇼핑과 기존 중기쇼핑을 인수한 롯데홈쇼핑이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다.
홈쇼핑사업자들은 중기 편성 의무비율을 맞추기 위해 중소유통사가 판매하는 대기업 제품이나 수입품을 중소기업군에 포함시킨 것으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다.
중소유통사가 판매하는 삼성·LG 휴대폰이 중소기업 제품으로 둔갑한 것이 대표 사례다. 올림푸스 카메라를 수입품이 아닌 중기제품으로 보고하기도 했다.
A홈쇼핑은 이런 방법으로 중소기업 방송시간을 연간 208시간이나 부풀린 것으로 조사됐다. 방통위는 국감 직후 업계 전반의 실태조사를 마친 상태다.
홈쇼핑 기업 분류기준이 강화되면 이 같은 방송시간이 중소기업에 할당돼 중기유통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