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새해 산업 관련 ‘중소기업’ ‘창업’ ‘연구개발(R&D)’을 3대 키워드로 제시했다. 현재 위기나 어려움 극복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위한 준비, 지원에 더 힘을 쏟겠다는 의지다.
이 대통령은 2일 대국민 신년 연설에서 경제·산업·교육 등 국정 전반에 걸린 청사진을 내놓았다. 선언적 제시에 그쳤던 예년 연설과 달리 국정 현안과 부처 업무보고에서 제기된 명확한 정책 어젠다를 다수 거론한 것이 특징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연설 전체적으로는 한반도와 글로벌 경제란 두 가지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국정 의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지원에 만전=이 대통령은 “민간부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소기업에 재정, 금융, 조달, 공정거래 등 모든 측면에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동반성장 또는 상대적 우선 지원에서 전면 지원을 의미할 정도로 수위가 높아졌다. 기업 활동 전반에서 쏠림현상이 심화됐다는 연말 평가가 상당폭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민관 합동으로 자유무역협정(FTA) 지원 체제를 구축해 중소기업들이 FTA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창업’과 청년 일자리 연계 해결=이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 문제를 따로 한 챕터로 만들어 언급할 정도로 해결에 집중했다. 창업을 가장 능동적이고 효과적인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꼽았다.
이 대통령은 “1인 창업에 도전하는 것은 개인의 성공을 넘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정부는 이런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청년들을 위해 5000억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봉사와 인턴, 창업을 아우른 해외 도전을 적극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아프리카에도 가고, 남미에도 가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며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정부가 최대한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IT·과학 연구분위기 조성=우리나라 미래 먹을거리가 나올 ‘곳간’은 IT·과학기술 분야라는 확고한 인식도 담겼다. 이 대통령은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낼 IT를 포함한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힘쓰겠다”고 역설했다. 또 “신성장동력산업과 해외 자원개발과 같이 앞으로 대한민국이 30년 이상 먹고살 길을 더 꼼꼼히 챙기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세계 경제가 어려울수록 단기적 대비에 못지않게 길게 보고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