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T는 현대와 최종 결별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이 현대그룹과 결별하고 추가 해외자금을 유치해 제4 이동통신 사업권에 도전한다. 한국모바일인터넷(KMI)도 예정대로 방송통신위원회 청문심사에 응하며 신규이통사업 티켓 한 장을 두고 IST와 격돌했다.
방통위는 14일 경기도 양평 코바코연수원에서 IST와 KMI를 대상으로 제4 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을 위한 청문심사를 실시했다. 방통위는 청문과 사업계획서 검토 내용을 토대로 이르면 16일 또는 다음 주 초 심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대그룹의 투자 번복으로 어려움을 겪은 IST는 양승택 대표를 포함한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9시부터 청문심사에 응했다. IST 관계자들이 청문심사장에 모여들 때만 해도 현대그룹이 다시 투자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현대가 투자 취소를 공식 발표했다.
IST와 현대는 전날 늦은 밤까지 재협상을 시도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방통위는 14일 오전 9시께 브리핑을 통해 “현대유엔아이 임원이 (14일 아침) 방통위를 방문해 IST에 다시 투자하기로 했다고 알려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대는 30분 만에 다시 방통위에 투자 취소 방침을 담은 문서를 보내 IST와 결별을 공식 통보했다.
IST는 현대그룹 이탈로 큰 타격을 입었다. 기존 중소기업 주주가 가진 낮은 인지도와 취약한 안정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했던 현대가 빠져나가 사업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일단 IST는 외자를 추가로 유치해 난관을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양승택 대표는 청문심사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현대가 (직간접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던 2000억원을 보충할 해외자금을 확보했다”며 “심사위원회에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현대와는 (14일) 아침까지도 긍정적으로 얘기됐지만 마지막에 상황이 바뀌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KMI도 IST에 이어 오후 3시부터 청문심사에 참석했다. 방석현 KMI 대표는 현장에서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동행한 KMI 관계자는 “청문심사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청문심사를 끝으로 사실상 본심사가 마무리되는 가운데 신규 이통사업자 탄생 가능성에는 다소 부정적인 전망이 주를 이뤘다. 업계 전문가들은 △핵심 주주가 갑작스레 이탈했다는 점(IST) △이미 두 차례 사업권 획득에 실패했다는 점(KMI) 등을 들어 사업권 허가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제4 이통사업자 선정을 올해 핵심 과제로 추진해온 방통위로서는 갑작스러운 변수로 부담을 안게 됐다. 업계는 중소기업 연합체로서 당위성을 지닌 IST와 세 번째 시도에 나선 KMI가 실패한다면 당분간은 제4 이통사업에 도전할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제4 이통 심사는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사항별로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60점 이상, 총점 70점 이상이어야 통과 자격을 얻는다. 두 사업자 모두 심사기준을 통과하면 최고득점자 한 곳만 최종 사업권을 획득한다.
양평=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